철도재벌·헤지펀드·가상화폐거래소까지…美 대선 정치자금 댄 ‘큰손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거액의 정치 자금을 기부한 상위 50대 후원자들이 낸 금액이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2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자료를 기반으로 집계한 결과 올해 미 대선에서 가장 많은 기부금을 낸 상위 50개 기관·단체가 낸 총 금액이 15억달러(약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후원자들이 낸 정치자금 대부분은 양당의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에 전달됐다. 슈퍼팩은 특정 정치인이나 법안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활동을 하는 단체인 ‘정치행동위원회(PAC)’의 일종으로 일반 PAC과 달리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에 직접 자금을 대주는 방식만 아니면 개인·단체로부터 무제한적인 기부금을 받고 집행할 수 있다.

보통 슈퍼팩은 특정 후보나 정당, 정책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선거 광고를 내보내는데, 기부자와 선거 광고 집행을 조율할 수 없는 규정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주요 기부자들은 선거 캠프와 긴밀하게 협력하며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WP는 덧붙였다.

WP의 조사결과 큰손 후원자들은 철도·해운 재벌부터 헤지펀드 매니저, 가상화폐기업 등으로 다양했지만 민주당 보단 공화당에 더 큰 금액을 기부하는 성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개인 자격으로 가장 많은 정치자금을 기부한 사람은 은행 재벌 앤드루 멜런의 손자이자 와이오밍주 기반 철도 재벌이기도 한 티머시 멜런이다.

그는 공화당 성향 단체에 총 1억6500만달러를 기부한 가운데 그 중 1억2500만달러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슈퍼팩에 건냈다.

개인 기부금 순위 2위에 오른 케네스 그리핀 시타텔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공화당 측에 7570만달러를 기부했고, 금융가 겸 교육활동가인 제프·자닌 야스 부부가 3위(7390만달러), 해운 재벌 리처드·엘리자베스 율라인 부부가 4위(7070만달러)로 모두 공화당에 후원했다.

개인 기부금 순위 5위이자 민주당 후원자 중 개인 자격으로 가장 많이 기부한 인물은 금융 데이터·미디어 회사 블룸버그를 세운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다. 그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슈퍼팩 등에 총 4100만달러를 후원했다.

기업과 단체 자격으론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9110만달러로 가장 많은 금액을 후원했다. 코인베이스는 특정 정당을 지원하는 대신 가상화폐 산업을 옹호하는 슈퍼팩 ’페어쉐이크‘에 8600만달러를 후원한 것과 더불어 공화당을 지지하는 가상화폐 옹호 슈퍼팩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친가상화폐 성향 슈퍼팩에 각각 150만달러를 기부했다.

가상화폐 ’리플‘을 발행하는 리플랩스도 4900만달러를 양당과 가상화폐 옹호 슈퍼팩 ’페어쉐이크‘에 후원하며 기업·단체 기부금 상위 5위에 올랐다.

기업·단체 기부자 중 2위는 플로리다주 소재 슈퍼팩 ’부모들에게 힘을‘(Empower Parents)이란 곳으로 공화당 대선 경선 중 사퇴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에게 8250만달러를 건넸다.

월가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가 이끄는 비영리단체 ’정치개혁을 위한 자금‘이 기업·단체 기부자 3위인 6000만달러를 민주당 지지 슈퍼팩에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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