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로서 신을 모시고 있는 저자
‘믿음’ 메커니즘 과학적으로 분석
데이터-논문 토대로 심리학 실험
종교의 가치 현실의 장으로 옮겨
◇종교를 실험하다/조너선 종 지음·구형찬 옮김/360쪽·2만5000원·바다출판사
영국 국교회의 사제이자 종교심리학자인 저자는 특정 종교나 대상을 떠나 인간에게 ‘믿는다는 것’ 자체가 무엇인지를 묻는다. 그리고 주술, 미신, 초자연적 존재를 찾는 습관과 정교하게 세워진 신학적 체계 등 끊임없이 믿음의 대상을 만들어 온 인간의 종교적 본능을 실험과 데이터, 수많은 관련 논문으로 밝히려고 노력한다.
“1962년 보스턴 대학교 마시 채플에서 열린 두 시간 반짜리 성금요일 예배 직전 20명의 신학생에게 각각 흰색 알약이 하나씩 주어졌다. 그중 10개의 알약에는 환각 버섯의 추출물인 실로시빈이 들어 있었고 나머지 10개에는 위약인 비타민 B3가 들어 있었다. (…) 실로시빈을 복용한 학생들은 초월적이고, 역설적이며, 형언할 수 없다고 묘사되는 강렬한 경험을 했다.”(1장 ‘종교로 실험하기’에서)
읽다 보면, ‘믿는다는 것’을 분석하기 위한 저자의 끊임없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뭔가 허전하다는 느낌이 든다. 수학이나 다른 물리 과학과 달리 심리학은 인간의 주관적 개입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대상이 사람의 마음속이기에, 다른 과학처럼 방대한 양의 데이터나 피실험자를 동원하기도 어렵다. 더군다나 믿음이란 종교적 체험을 일반화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리 책장을 넘겨도 ‘실험하고 분석한 결과 믿음이란 자! 이런 것이었다’라는 말이 안 나오는 것은 그 때문이다. 저자 자신도 분석의 어려움을 솔직히 인정한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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