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무한한 욕망의 뿌리, 뇌 속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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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결핍/마이클 이스터 지음·김재경 옮김/463쪽·2만 원·부키


우리는 왜 끊임없이 ‘더 많은 것’을 갈망하는가. 이 무한한 욕망의 뿌리는 어디일까. 음식이나 물건은 물론이고 정보, 권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충분하다’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계속해서 ‘더 많은’ 것을 원하는 심리. 저자는 이를 ‘스케어시티 마인드셋(scarcity mindset·결핍의 사고방식)’이라고 정의했다. 인류가 진화하면서 자원이 부족했던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본능이지만, 오늘날처럼 풍요로운 시대에는 행복과 건강을 해치는 원인이 된다.

우리의 뇌가 ‘결핍의 고리’에 빠지는 메커니즘을 과학적 연구나 사례를 바탕으로 소개한 책이다. ‘결핍의 고리’는 기회, 보상, 반복 가능성이라는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끊임없는 탐닉을 만드는 건 ‘예측 불가능한 보상’이다. 이 고리에 빠진 사람은 예측 불가능한 보상을 기대하며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빠르게 반복적인 행동을 한다. 음식, 쇼핑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이 고리는 작동한다. 도박장에서 슬롯머신을 돌리거나 소셜미디어에서 계속 새로고침을 하는 행동도 그중 하나다.

‘결핍의 고리’는 인지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끝없는 탐닉은 집중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저하시키고, 장기적 계획을 세우는 것도 방해한다. 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충동적 행동을 하게 된다.

저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회복력과 적응력, 마음 챙김(명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 가진 것에 집중하며 충분함을 느끼는 ‘감사 일기’ 쓰기, 명상과 심호흡으로 스트레스 반응 진정시키기, 불편함을 의도적으로 경험하며 두려움과 불확실성에 대한 저항력을 키우고 중독적 행동에서 물러서기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저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네바다주립대 교수로 현대 과학과 진화론적 지식을 결합해 인간의 행동 변화와 삶의 질을 개선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책은 결핍의 심리를 뇌과학적으로 분석하는 한편, 현대 사회가 만들어 내는‘가짜 결핍 신호’에 속지 않을 방법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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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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