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안식처이자 꿈 … 평생 집을 통해 본 풍경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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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작가 앨리스 달튼 브라운(86)은 집이 자신의 화가의 길을 열어준 중요한 공간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그림을 계속 그리며, 결국 43세에 첫 개인전을 개최하며 화가로서의 경력을 시작했다.

브라운은 한국의 빠른 발전에도 놀라움을 표현하며, 한국이 문화적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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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달튼 브라운 인터뷰
학자의 길 걷던 남편과 결혼해
아이 셋 엄마로 살림·작업 병행
43세 때 첫 개인전 뒤늦게 주목
"눈부신 발전 이룬 한국 특별해"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ALT.1에서 회고전을 여는 미국 작가 앨리스 달튼 브라운이 전시장 한쪽에 꾸며진 작업실 공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ALT.1에서 회고전을 여는 미국 작가 앨리스 달튼 브라운이 전시장 한쪽에 꾸며진 작업실 공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제게 집은 언제나 안식처이자 꿈이었어요. 평생 집을 통해 본 풍경을 그렸거든요. 특히 세 아이를 키울 땐 당연히 살림을 하면서 늘 집에서 그림을 그린 거죠."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ALT.1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열게 된 미국 작가 앨리스 달튼 브라운(86)은 자신을 화가의 길로 이끌어준 것은 다름 아닌 집이라고 했다. 최근 전시장에서 만난 그는 "미국에서도 여성이 전업 화가가 될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던 시절이 있었다. 나는 그런 시절에 태어났다"면서도 "하지만 남편의 배려로 화가의 꿈을 놓지 않을 수 있었고, 결국 한국의 서울이란 곳에서 이렇게 큰 전시를 여는 작가가 됐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감격스럽다"고 밝혔다.

브라운은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스물한 살이 되던 해 학자를 꿈꾸는 가난한 학생이었던 남편과 가정을 꾸려 결혼 초기 '홈리스(homeless)' 생활을 이어갔을 정도로 생활고에 시달렸다. 그는 "남편이 학업에 집중해야 했기 때문에 오두막집 같은 곳에서 생활했을 땐 수도가 없어서 펌프로 물을 받아 밥을 해먹곤 했다. 아이들과 함께 남편의 학교 기숙사에서 살았던 적도 있다"고 전했다. 이런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세 살 때부터 늘 그림을 그렸던 브라운은 꿋꿋이 살림과 작업을 병행했다. 그의 작품에 집이 중요한 매개체로 등장하는 이유다. 70여 년 평생 화업을 이어왔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무명의 화가로 지내야 했던 그는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랐을 때 직접 작품을 들고 갤러리들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나를 받아주는 곳은 아무 데도 없었다"며 "한 갤러리의 대표는 '서른여덟 살이세요? 커리어를 시작하기엔 너무 늙었어요' 하면서 나를 내쫓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브라운의 첫 개인전은 그가 43세였던 1982년 미국 뉴욕의 A.M. 색스 갤러리에서 열렸고, 47세 때 처음 전속 갤러리를 갖게 됐다.

"제 또래 여성들 중에는 직업적으로 어떤 성공을 거두길 기대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어요. 그저 일상 속에서 주변 세상을 바라보며 집을 그렸습니다. 집은 가정적인 공간이고 아름답지만, 사실 여기에는 아름답지 않은 것, 꽤 무서운 것이 내포돼 있다고도 생각해요.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으니까요. 솔직히 말하면 뉴욕에서 한정된 돈으로 세 명의 아이들과 함께 생활했을 당시엔 제 삶이 조금 두려웠던 것 같기도 해요."

그럼에도 브라운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나는 나만의 작업을 하자고 생각을 바꾸기로 했고 계속 그림을 그려나갔다. 아무도 뭘 해야 한다고 괴롭히지 않았고 오히려 혼자였기 때문에 나만의 아이디어를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전쟁 당시 미국이 국군을 파병하던 시절을 직접 겪었던 브라운은 한국의 발 빠른 발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이웃과 친척들이 참전을 했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한국을 알고 있었는데, 2021년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하고 정말 깜짝 놀랐다"며 "지금의 한국은 문화적으로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이렇게 단기간에 눈부신 발전을 이룬 국가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기 때문에 더욱 특별하다"고 말했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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