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은퇴' 김연경, 마지막까지 V리그 최초 기록 세우고 떠났다! 전무후무 2번째 만장일치→통산 7번째 MVP 위업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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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2025 V리그 시상식이 14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렸다. 흥국생명 김연경이 MVP 수상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흥국생명 김연경이 지난 8일 현역 마지막 우승 후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마지막까지 주인공이었다. 은퇴를 선언한 '배구 황제' 김연경(37·흥국생명)이 만장일치로 V리그 MVP를 수상하고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다. 남자부에서는 허수봉(27)이 최다 수상자 레오나르도 레이바(34·등록명 레오, 이상 현대캐피탈)를 제치고 첫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다.

한국배구연맹은 14일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홍은동에 위치한 그랜드 스위스 호텔에서 '도드람 2024~2025 V리그 시상식'을 개최했다.

전무후무한 대기록과 함께 배구 황제가 떠났다. 올 시즌 흥국생명을 통합 우승으로 이끈 김연경은 이날도 기자단 전체 유효표 총 31표 중 31표로 여자부 정규리그 MVP에 올랐다. 역대 7번째 수상(2005~2006, 2006~2007, 2007~2008, 2020~2021, 2022~2023, 2023~2024, 2024~2025)으로, 이는 V리그 남녀부 통틀어 최다 기록이다. 앞서 챔피언 결정전 MVP를 만장일치로 수상했는데, 통합 MVP는 김연경에게도 2006~2007시즌 이후 18년 만이다.

또한 2022~2023시즌에 이어 두 번째 만장일치 정규리그 MVP를 차지하며 최초 기록을 남겼다. 앞서 이재영(전 흥국생명)이 2018~2019시즌 정규리그 만장일치 MVP를 받은 바 있었으나, 만장일치 수상 2회는 김연경이 최초다.

김연경은 2022~2023시즌 영구 복귀 후 마지막 우승을 위해 도전했다. 하지만 2022~2023시즌에는 챔피언 결정전에서 한국도로공사에 역사적인 리버스 스윕 허용했고, 2023~2024시즌에는 현대건설에 무릎 꿇어 은퇴까지 미뤘다.

은퇴 시즌임에도 적수가 없었다. 김연경은 정규시즌 34경기 122세트에 출전해 585득점, 공격 종합 46.03%로 득점 리그 7위, 공격 종합 2위, 서브 8위, 오픈공격 5위, 후위 공격 3위, 퀵 오픈 1위, 리시브 2위를 기록했다. 외국인 선수급 공격과 리그 정상급 수비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며 흥국생명을 통합 우승까지 이끌었다.

2024-2025 V리그 시상식이 14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렸다. 김연경을 비롯한 20주년 여자 베스트7을 수상자들이 조원태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4-2025 V리그 시상식이 14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렸다. 김연경이 20주년 여자 베스트7을 수상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김연경은 MVP 수상소감으로 "큰 상을 받아 영광이다.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지원 아끼지 않은 구단과 코치진, 함께한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귀에 피가 나도록 잔소리했는데, 따라와 준 후배들에게 감사하다. 어렸을 때 함께한 은사들, 힘들 때 함께한 가족들도 감사하다"고 밝혔다.

끝까지 재치 있는 입담을 잃지 않았다. 김연경은 은퇴 헌정 영상을 보며 "생각도 못 했는데 감사하다. 흑역사 사진도 많았다. 옛날 모습을 보니 웃음도 났다. 팬들이 많은 응원을 줘서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로써 초등학교 4학년부터 시작했던 위대한 여정을 마무리했다. 김연경은 수원 한일전산여고(현 한봄고) 졸업 후 2005~2006 V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흥국생명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데뷔 시즌부터 흥국생명을 통합 우승으로 이끌며 신인왕과 MVP 동시 수상이라는 대기록을 남긴 김연경은 은퇴 시즌도 챔피언으로 마무리했다. 흥국생명의 정규리그 1위 7회와 챔피언 결정전 5회 중 대부분이 김연경과 함께였다. 이날 KOVO 20주년 여자부 역대 베스트 7, 2024~2025시즌 여자부 베스트 7도 함께 수상하면서 그 공로를 인정받았다.

마지막까지 쉽지 않았다. 김연경은 "마지막에 지면 이상하겠다는 생각도 했다. 하늘이 내가 열심히 한 걸 아는 듯이 마지막에 보상해 준 것 같다. 정관장이 훌륭한 경기를 펼쳤다. 어느 팀이 이겨도 이상하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준 것 같아 뿌듯하다"고 돌아봤다.

김연경이 있어 한국 여자 배구는 올림픽 무대에서 세계 4위(2012 런던 올림픽, 2020 도쿄 올림픽)까지 향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김연경은 은퇴에 대해 "실은 홀가분함이 컸다. 시즌 중간에 은퇴 얘기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주변에서도 많은 분께 은퇴를 알리는 게 좋겠다는 조언도 해줬다. 좋게 마무리가 되어 감사하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이어 "나는 앞으로 떠나겠지만, 더 훌륭한 선수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한국 배구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겠다. 생각했던 목표를 이뤘고, 이제 마무리하겠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2024-2025 V리그 시상식이 14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렸다. 레오를 비롯한 20주년 남자 베스트7을 수상자들이 조원태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4-2025 V리그 시상식이 14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렸다. 현대캐피탈 허수봉이 MVP 수상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남자부에서는 현대캐피탈의 트레블을 이끈 허수봉(27)이 기자단 전체 유효표 31표 중 13표(레오 12표, 비예나 6표)를 얻어 정규리그 MVP를 수상했다. 2016~2017 V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대한항공에 지명됐던 허수봉은 곧바로 현대캐피탈로 트레이드돼 국가대표 공격수로 성장했다.

올 시즌은 그 정점을 이뤘다. 허수봉은 35경기 126세트 574득점, 공격 종합 54.13%로 득점 리그 4위, 공격 성공률 3위, 서브 3위, 후위 공격 2위, 시간차 공격 12위, 오픈 공격 5위 등을 마크하며 현대캐피탈의 독주를 이끌었다.

허수봉은 "챔피언 결정전보다 더 떨린다. 최고의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현대캐피탈 구단 관계자부터 감독님 코치님 선수들 다 감사하다. 항상 응원해주는 가족, 친척분들에게도 감사 인사 전한다. 한 시즌 뜨겁게 응원해주신 팬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규리그 MVP 최다 수상자(4회) 레오를 간발의 차로 제쳤다. 이에 허수봉은 "레오와 함께 뛰어 이룰 수 있었다. 내년에도 레오와 함께하게 됐는데 내년에도 후보에 오르도록 노력하겠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올해 제일 기억에 남는 경기는 (문)성민이 형 은퇴식이다. 어릴 때부터 존경했던 선수가 마지막 경기까지 팀을 승리로 이끄는 모습 보고 감동적이었다. 그런 선수와 다시는 코트에서 함께 못한다는 생각에 기억에 남았다. 앞으로도 매년 성장하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2024-2025 V리그 시상식이 14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렸다. 한국도로공사 김다은이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4-2025 V리그 시상식이 14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렸다. 우리카드 한태준이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영플레이어상으로 명칭을 바뀐 신인왕은 한국도로공사 세터 김다은(19)과 우리카드 세터 한태준(21)이 차지했다.

김다은은 전체 유효표 31표 중 25표(GS칼텍스 이주아 6표)를 받았다. 하당초-영화중-목포여상을 졸업한 김다은은 2024~2025 V리그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한국도로공사에 입단했다. 데뷔 첫해부터 주전 세트로 자리 잡으며, 올 시즌 36경기 전 경기에 출장하면서 세트당 8.849개(리그 7위)의 세트를 성공시켰다.

김다은은 "이 상을 받게 도와주신 김종민 감독님, 코치분들, (임)명옥 언니를 비롯해 내가 힘들 때 도와주셨던 언니들이 많은데 모두 감사드린다"며 "초등학교 때부터 함께 했던 (이)주아와 함께 후보에 올라 좋았다. 내년에는 주아가 이 상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 주아야 사랑해"라고 말해 좌중을 미소 짓게 했다.

남자부는 한태준이 전체 31표 중 21표(OK저축은행 신호진 10표)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수성고 졸업 후 2022~2023 V리그 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우리카드에 입단한 한태준은 올해 정규리그 36경기(149세트) 전 경기에 출장해 세트 성공 1675회(1위), 세트당 평균 세트 11.242개(2위)로 우리카드의 막판 4위 도약을 이끌었다. 올 시즌에 앞서 KOVO가 영플레이어상을 재정비하면서 수상 기준을 기존의 입단 1년 차 선수에서 직전 두 시즌에 신인선수로 등록된 선수까지 확대했기에 3년 차인 한태준의 수상이 가능했다.

한태준은 "이렇게 큰 상 받게 돼 감사하다. 올 시즌 고생한 감독님과 코치님들께 감사드린다. 우리 팬 장충이 여러분도 감사하다. 이 자리에 있기까지 뒷바라지해주신 부모님께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초대 영플레이어상인 만큼 앞으로도 발전된 모습으로 찾아뵙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2024-2025 V리그 시상식이 14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렸다.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왼쪽)과 아본단자 감독(대리 수상)이 남녀 감독상 수상 후 조원태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4-2025 V리그 시상식이 14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렸다. 허수봉, 레오를 비롯한 베스트 7 수상자들이 조원태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흥국생명의 V리그 5번째 우승이자 4번째 통합 우승을 이끈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여자부 감독상을 차지했다. 그는 2022~2023시즌 도중 흥국생명에 부임해 3번째 시즌 만에 챔피언 결정전 트로피를 들었다. 아본단자 감독은 우승 직후 한국을 떠나 튀르키예의 페네르바체 SK 사령탑이 돼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아본단자 감독을 대신한 흥국생명 구단 관계자는 "올 시즌 함께 힘써준 선수들과 구단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고 대신 인사를 전했다.

V리그 남자부 최초 트레블을 이끈 필립 블랑 감독이 남자부 부문을 수상했다. 현대캐피탈은 박경민의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2위 KB손해보험과 승점 19점 차로 리그 1위를 차지했다. 5전 3선승제의 챔피언 결정전에서 3연승을 달리며 6년 만에 다섯 번째 별을 달았다. 부임 첫해 만에 트레블이란 대업을 달성한 블랑 감독은 "구단의 모든 구성원과 이 수상을 함께하고 싶다. 올 시즌 노력해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앞서 우리 팀이 페어플레이상을 받았는데 이 상이 우리의 4번째 트로피가 될 것 같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남자부 베스트 7에는 리베로 정민수(KB손해보험), 세터 황택의(KB손해보험), 미들 블로커 부문은 김준우(삼성화재)-최민호(현대캐피탈), 아웃사이드 히터 부문은 레오나르도 레이바(등록명 레오·현대캐피탈)-허수봉(현대캐피탈), 아포짓 스파이커 부문은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KB손해보험)가 이름을 올렸다. 레오는 삼성화재 시절을 포함해 5번째다.

여자부 베스트7에는 리베로 임명옥(한국도로공사), 세터 염혜선(정관장), 미들 블로커 부문은 이다현(현대건설), 아닐리스 피치(등록명 피치·흥국생명), 아웃사이드 히터 부문은 김연경(흥국생명),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정관장), 아포짓 스파이커 부문은 지젤 실바(등록명 실바·GS 칼텍스)가 선정됐다.

※2024~2025 V리그 시상식 수상 내역 (남자부, 여자부 순)

▶정규리그 MVP

남자부 허수봉(현대캐피탈), 여자부 김연경(흥국생명)

▶신인선수상

남자부 한태준(우리카드), 여자부 김다은(한국도로공사)

▶베스트7

리베로 - 정민수(KB손해보험), 임명옥(한국도로공사)

세터 - 황택의(KB손해보험), 염혜선(정관장)

미들 블로커 - 김준우(삼성화재), 최민호(현대캐피탈) / 이다현(현대건설), 아닐리스 피치(등록명 피치·흥국생명)

아웃사이드 히터 - 레오나르도 레이바(등록명 레오·현대캐피탈), 허수봉(현대캐피탈) / 김연경(흥국생명),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정관장)

아포짓 스파이커 -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KB손해보험), 지젤 실바(등록명 실바·GS칼텍스)

▶ 감독상 - 남자부 필립 블랑(현대캐피탈), 여자부 마르첼로 아본단자(흥국생명)

▶ 페어플레이상 - 남자부 현대캐피탈, 여자부 IBK기업은행

▶ 심판상 - 정준호(주·부심 부문), 이상렬(선심·기록심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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