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 리스크보다 ETF”…한국 증시 급락 키운 숨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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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투자증권 보고서

  • 등록 2026-03-06 오전 7:50:56

    수정 2026-03-06 오전 7:50:56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최근 중동 지정학 리스크와 미국 사모대출 시장 불안이 동시에 부각되고 있지만,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흔들 정도의 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확대 등 구조적 변화로 금융시장 변동성은 이전보다 커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정형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5일 보고서에서 “현재 시장이 주목하는 매크로 이슈들이 펀더멘털을 크게 훼손할 정도의 충격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ETF 중심의 수급 구조 변화로 증시 변동성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표=DS투자증권)

보고서는 먼저 중동 정세와 관련해 전쟁이 단기간에 종료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미국과 이란 모두 빠른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할 유인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으며, DS투자증권은 WTI 기준 유가 예상 범위를 기존 55~70달러에서 55~90달러로 상향했다. 원·달러 환율 상단 역시 1480원에서 1500원 수준으로 높여 제시했다.

다만 이러한 변수들이 한국 경제를 위기 상황으로 몰아넣을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유가 상승은 성장률 둔화와 물가 상승 압력을 동시에 유발하는 공급 충격 요인이지만, 영향은 단기 충격보다는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또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사모대출(private credit) 관련 리스크가 최근 주목받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실제로 일부 사모대출 펀드에서 환매 중단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 불안이 확대됐다. 그러나 정 연구원은 이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시스템 리스크로 확대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현재 사모대출 펀드는 법적으로 레버리지 비율이 제한돼 있고 자산 커버리지도 충분해 구조적으로 과거 위기와 차이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 연구원은 오히려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핵심 요인으로 ETF 시장 확대에 따른 수급 구조 변화를 지목했다. 국내 ETF 시장은 최근 몇 년 사이 규모와 상품 다양성이 크게 확대됐고, 주요 대형주 대부분이 ETF에 편입돼 있다. 이 때문에 기초자산 가격 변동이 ETF 가치에 직접 반영되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ETF 보유 비중이 높아질수록 개별 종목 간 수익률 동조화가 강화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상승장에서는 여러 종목이 함께 오르는 효과가 있지만, 반대로 시장이 하락할 때는 낙폭이 더 확대되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최근 중동 리스크 이후 한국 증시가 주요국 대비 더 크게 흔들린 것도 이러한 구조적 요인이 일부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 전략 측면에서는 변동성을 활용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정 연구원은 “ETF에 많이 편입된 대형 성장 종목들은 과민 반응이나 과도한 가격 변동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며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산업과 기업을 중심으로 낙폭 확대 시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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