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 32년만에 연극 복귀
연극 '헤다 가블러' 주인공
"20대 섰던 첫 무대 못 잊어
입체적인 여성 보여줄 것"
"이제까지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이영애와는 확실히 다를 겁니다."
배우 이영애(54)가 32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한다. 이영애가 이번 연극 무대에서 선보일 캐릭터는 '헤다 가블러'. 겉으론 우아하지만 속에는 불같은 욕망, 파괴적 본성을 품은 여성이다. 1890년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이 쓴 동명의 고전 명작이다. LG아트센터가 개관 25주년을 맞아 오는 5월 7일~6월 8일 선보인다.
8일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이영애는 "(준비 과정이) 많이 힘들지만 너무너무 재미있다"고 했다. 그는 "배우들이 모여 리허설을 한 지 4주 정도 됐는데 매시간이 대화와 연구의 과정이다. 제가 '어떤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하는 것보다는 오랜 시간 연구한 결과가 (자연스럽게) 녹아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원작 속 헤다는 막 결혼한 남편 테스만(김정호), 옛 연인 에일레트(이승주), 자신을 압박하는 판사 브라크(지현준) 등 세 남성 사이에서 갈등과 혼란을 겪는다. 이번 연극은 극작가 리처드 에어의 각색본으로, 헤다의 주도적인 감정 표현과 입체성을 부각시킨다.
이영애는 "헤다는 정답이 없는 여자"라며 "밝은 모습이 있어야 이면의 어두운 모습도 보인다고 생각해 그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고 했다. "저도 결혼과 육아를 경험했고, 아이가 벌써 사춘기에 들어서면서 여성으로서의 다양한 감정을 공유할 수 있게 됐어요. 100년 넘은 고전이지만, 현대인 누구나 분명히 헤다를 통해 공감하는 바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그는 연극 무대 복귀를 결심하게 된 배경으로 1993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출연한 연극 '짜장면'(연출 김상수)을 꼽았다.
"20대 중반, 막 연기를 시작할 때의 오래전 이야기예요. 연극에 대한 열망을 갖고 직접 전단도 돌려 가며 열심히 했죠. 재밌었기에 오래 기억에 남은 작업이에요. 무엇보다 관객과 호흡할 수 있다는 매력이 큽니다."
[정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