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불가역적 구조적 변화’ 진단
재생에너지 장악한 중국이 큰 수혜
걸프국 취약성 드러나…美 신뢰도 타격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 시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발발한 전쟁이 “세계 경제를 영구적으로 바꿨다”면서 “되돌리기 어려운 구조적 변화를 촉발했다”고 진단했다.
이번 전쟁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는 중동산 화석연료 공급망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 이란이 세계 원유 수송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걸프국 에너지 시설을 폭격하면서, 중동산 원유와 천연가스 공급이 사실상 마비되고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다. NYT는 에너지 수입국들이 중동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고 분투하면서 세계 에너지 질서가 급변하고 대체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기적으로 이번 에너지 충격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NYT는 세계 재생에너지 공급망을 장악한 중국이 이번 전쟁 이후 글로벌 에너지 시장 재편의 큰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중국은 풍력 터빈, 태양광 패널, 배터리, 변압기, 고압 케이블, 관련 소프트웨어 등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이에 종전 후 장기적으로 이뤄질 에너지망 재구축·다변화 추세에서 중국이 다른 국가들의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보장하는 전방위적 공급자로서 영향력을 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NYT는 또 “이번 전쟁 때문에 미국은 오랜 동맹인 유럽과 갈등이 심해졌다”며 “그 결과 중국은 국제사회를 주도할 역할을 확대할 기회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미국에 이어 원유와 가스 생산량 세계 2위인 러시아의 힘도 커진 상태다. 미국 정부가 러시아 석유 수출 제재을 일시적으로 해제한 결과다. 중동의 대체 공급처를 찾으려는 움직임 속에서 남미 산유국들의 생산도 확대되고 있다. NYT는 미주 대륙에서 브라질,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가이아나 등이 새로운 석유 공급처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중동의 화석연료를 수출하는 유일한 해상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신뢰는 크게 훼손됐다. 이란이 언제든지 해협을 통제할 수 있다는 위협 속에,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은 전쟁 전보다 큰 위험과 비용 부담을 수반하게 됐다.이는 걸프 국가들이 구축했던 “평화와 안정, 번영”이라는 이미지도 크게 흔들었다. 모리스 오브스트펠드 전 국제통화기금(IMF) 전 수석 경제학자는 NYT에 이번 지역이 걸프국 경제의 취약성을 드러냈다며 “이는 이란의 (중동) 지역 내 영향력을 강화시킨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질서와 교역을 수호하는 강대국으로서 미국에 대한 신뢰도 타격을 입었다.NYT는 이란 전쟁이 각국에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세계 경제의 불안정을 크게 높였다며 “세계 경제는 저성장·고물가 시대로 진입했다”고 덧붙였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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