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기 행동이 남은 수명 말해준다”…AI가 포착한 노화의 6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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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기의 활동 속도 저하와 낮잠 증가는 수명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인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년기의 활동 속도 저하와 낮잠 증가는 수명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인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몸의 노화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완만하게 진행되는 내리막길이 아니라, 특정 시점에 급격히 변하는 ‘계단식’ 과정을 거친다는 연구가 나왔다. 특히 중년 시절의 수면 패턴과 활동 속도가 미래의 수명을 미리 알려주는 결정적 지표라는 분석이다.

● 노화의 6단계… “일생은 최대 6개의 챕터로 구성”

지난달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공개된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척추동물은 사춘기부터 죽음까지 최대 6단계의 뚜렷한 행동 변화를 거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킬리피시 81마리의 일생(약 250일)을 분석한 결과, 노화는 서서히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수주 동안의 안정기와 단 며칠 만에 행동이 확 바뀌는 급격한 전환기가 반복되는 구조였다. 개체에 따라 이 전환을 2~6회 겪으며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데 이 단계들이 모여 노화의 전체 구조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젠가(Jenga) 타워에 비유했다. 노화는 젠가 타워와 마찬가지로 블록을 여러 개 빼도 타워는 한동안 안정적으로 서 있지만 특정 임계점에 도달해 블록 하나를 제거하는 순간 구조가 순식간에 재편되며 다음 단계로 떨어진다는 원리다.

● 80억 프레임이 찾은 ‘단명’의 징후…낮잠 늘면 위험 신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특히 연구팀은 AI를 통해 80억 프레임에 달하는 킬리피시 영상을 분석했다. 그 결과 수명이 짧은 개체는 생후 70~100일 사이인 중년 시기부터 확연한 행동 변화와 수면 패턴 변화를 보였다.

단명하는 물고기들은 중년기에 접어들며 밤뿐만 아니라 낮에도 잠을 자는 시간이 급격히 늘어났다. 반면 장수 개체는 명확한 주야간 리듬을 끝까지 유지했다.

또 장수 개체는 수조 내 유영 가속도가 높고 최고 속도가 빨랐으나, 단명 개체는 움직임이 눈에 띄게 둔해지고 전체 활동량이 급감했다. 연구진은 AI를 활용해 중년기의 며칠 치 행동 데이터만으로 해당 개체가 오래 살지, 일찍 죽을지를 정확히 예측해 냈다.● “행동은 몸의 거울”… 스마트워치로 노화 예측 시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번 연구는 비록 물고기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나 연구진은 이 결과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척추동물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킬리피시는 수명만 짧을 뿐 뼈와 장기 구조, 노화 유전자 변화가 인간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다.

수명이 짧은 개체들이 중년기에 갑자기 낮잠이 늘고 활동량이 줄어드는 현상은 간이나 심장 같은 장기 내부의 노화가 행동이라는 겉모습으로 먼저 나타난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는 설명이다. 행동이 뇌와 온몸의 건강 상태를 가장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비침습적 지표인 셈이다.

칼 다이서로스 교수는 “이미 많은 현대인이 스마트워치로 수면과 활동량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인간 역시 이 데이터를 분석하면 질병이 나타나기 훨씬 전부터 노화의 속도와 방향을 미리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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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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