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세가 촉발한 ‘애국소비’
中 스마트폰 판매량 급증
‘강력 팬덤’ 샤오미 1위로
화웨이·오포·비보도 약진
아이폰 판매량은 10% ‘뚝’
가전 교환 ‘보조금’ 영향도
미국발 ‘관세 전쟁’을 계기로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궈차오(國朝·애국소비)’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미국의 연이은 ‘중국 때리기’가 이어지면서 미국산 제품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반감이 커진 데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우수한 자국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된 영향이다.
29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샤오미의 올해 1분기 중국 시장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 동기보다 39.9% 늘어난 1330만대로 집계됐다. 시장점유율은 18.6%로 업계 1위를 기록했다. 샤오미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차지한 것은 10년 만이다.
이에 대해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소셜미디어(SNS)에 “샤오미 스마트폰이 10년 만에 중국에서 1위를 되찾았다”며 “샤오미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2위를 차지한 화웨이의 출하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10% 증가한 1120만대에 달했다. 같은 기간 오포와 비보의 출하량도 각각 0.5%, 4% 늘어난 1110만대, 1080만대로 점유율 3위와 4위에 올랐다.
반면, 애플은 10% 감소한 980만대로 점유율 5위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에만 1310만대(17%)를 출하해 화웨이와 비보를 제치고 1위에 올랐던 점을 고려하면 연초 중국 업체들의 대약진이 확인되고 있다.
중국 내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점도 이러한 애국 소비를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샤오미나 화웨이의 경우 스마트폰 뿐 아니라 전기차와 가전제품 등에 독자 운영체계(OS)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 당국의 보조금 정책에 따른 ‘반짝 효과’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IDC는 “보조금이 수요를 앞당겼다”며 “전반적인 출하량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중국 당국은 내수 진작을 위해 일부 가전제품을 새 제품으로 교체할 때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구환신’ 정책을 지난해부터 실시해왔다. 올해부터는 지급 대상을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 등으로 확대했다.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