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가 시민 민원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중국인 폄하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 승무본부 승무지원처는 지난달 26일 게재된 ‘고궁과 지하철 내 과다한 중국어 안내 방송에 대한 시정 요청’에 관한 민원에 최근 답변을 내놨다.
‘3호선 경복궁역 중국어 방송 음원 송출로 불편하다’는 내용의 민원 제기에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14일 공개한 민원 답변에서 “서울교통공사는 중국인 전문 성우를 섭외해서 중국인이 듣기 편한 정상적인 원어민 안내방송을 송출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중국어보다는 중국인은 2명 이상 모이면 시끄럽고 소란을 피우는 빌런들이 종종 발생되고 있어 오히려 중국어 음성 송출로 무질서에 대한 계도 안내방송을 실시해 열차 내에서는 질서를 지켜 달라는 에티켓 방송을 송출함으로써 질서에 대한 전달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덧붙였다.이는 ‘중국인은 2명 이상 모이면 시끄럽고 소란을 피운다’는 문화적 편견이 들어간 표현과 ‘빌런’이라는 단어가 논란이 되고 있다. ‘빌런’은 ‘인간의 도덕적 기준에 어긋나는 나쁜 행동을 하거나 도덕적 기준에는 어긋나지는 않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을 이르는 말’로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극중 ‘악역’을 칭하는 용어로 통용된다.
서울시 산하 공기업인 서울교통공사가 공개된 온라인 공간에 게재한 공개 민원 답변에서 한·중 갈등을 부추길 수 있는 내용의 글을 버젓이 올린 것을 놓고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나아가 서울교통공사는 ‘외국인에 대한 배려로 영어 방송만 송출해 달라’는 요구에도 “고객님 말씀처럼 향후 안내방송을 국문과 영문만 송출할 수 있는지 다시 한번 검토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한국어와 영어로만 안내 방송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이 부분에서도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관광객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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