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중국발(發) 경기 개선 및 소비 활성화 기대가 국내 증시에 훈풍으로 작용하며 중국 수혜주들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경기 부양책 효과가 가시화하는 가운데, 중국 단체관광객 비자 면제까지 추진되며 화장품, 여행·면세 관련주가 증시 상승을 이끌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해제 가능성도 점쳐지면서 엔터주도 수혜주로 부각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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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소비회복 조짐에 비자면제까지…중국 수혜주 뜬다
30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지난 28일 LG생활건강(051900)은 33만1000원으로 지난달 말(31만9500원) 대비 3.6% 상승했다. 지난 1월 20일 52주 신저가(29만4500원)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12.4% 오른 수준이다.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인 한국콜마(161890)도 지난 28일 6만3700원을 기록해 지난달 말(6만1400원) 대비 3.7%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맥스(192820)도 17만1300원에서 17만1900원으로 0.4% 올랐다.
중국 수혜주로 꼽히는 화장품 업체들의 주가가 이달 들어 반등 움직임이 가시화한 것은 중국 경기 부양책 효과가 본격화하며 소비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확산한 영향이 크다. 중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중 유동성 확대, ‘이구환신’(낡은 제품 새것으로 교체) 보조금 지급 정책 등을 시행하며 내수 부양에 주력하고 있다. 경기 부양책의 효과가 점진적으로 나타나며 올해 들어 중국 경제 실물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1~2월 산업생산은 전년보다 5.9% 증가한 것으로 집계돼 시장 예상치(5.3%)를 웃돌았다. 1~2월 소매판매도 전년 대비 4.0% 증가해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중국은 소비의 성장 기여도가 높아질 전망”이라며 “일부 품목을 제외하면 연초 소비가 양호했고 가계 소비의지도 완만하게 개선 중”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정부가 중국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비자 면제도 추진하기로 하면서 면세와 여행 관련 종목에도 온기가 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 23일 개최된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올해 3분기 중 전담 여행사가 모집한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한시적인 비자 면제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꺼냈다.
이 같은 소식 힘입어 모두투어(080160)는 지난 28일 1만580원을 기록해 지난달 말(9910원) 대비 6.8% 상승했다. 모두투어가 지난 24일 1만원대를 넘어선 것은 약 한 달 만이다. 참좋은여행(094850)도 5850원을 기록하며 전월 말(5680원)보다 3.0% 올랐다.
면세점 관련 종목 중에선 호텔신라(008770)가 4만150원을 기록해 지난달 3만9800원 대비 0.9% 우상향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004170)는 14만2300원에서 14만3000원으로 0.5% 상승했다.
한국에 손 내미는 中…한한령 해제시 엔터주 ‘방긋’
한한령 해제 시 엔터주가 중국 수혜주로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란 기대감도 커진다.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하며 중국은 지난 2016년부터 한국 음악, 드라마 등의 이용을 제한하는 한한령을 실시 중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등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려 하자, 중국이 한국과 관계 개선을 위한 카드로 한한령 해제 조치를 꺼낼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이미 지난 21일에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이 외교장관회담에서 한중 간 문화교류 복원을 위한 협력을 약속하기도 했다.
한한령 해제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엔터주도 다시 랠리를 펼칠 기세다. 지난 28일 에스엠(041510)은 10만7000원으로 마감해 전월 말(10만400원) 대비 6.6% 상승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는 6만3000원에서 6만3500원으로 0.8% 올랐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중 외교회담에서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한한령 해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하면서 엔터주의 양호한 주가 흐름이 예상된다”며 “향후 이익 추정치 상향 조정될 가능성 있는 종목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