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영 교수 “시간강사로 사는 게 가장 비참”…30년 만에 교수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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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 강사 정일영 교수는 30년간 시간강사로 일하며 겪은 좌절과 공황장애를 고백했다. tvN ‘유퀴즈’ 화면

프랑스어 강사 정일영 교수는 30년간 시간강사로 일하며 겪은 좌절과 공황장애를 고백했다. tvN ‘유퀴즈’ 화면
프랑스어 강사 정일영 교수가 30년간 시간강사로 살아오며 겪은 좌절과 공황장애를 고백하고, 정년을 앞두고 인하대학교 초빙교수가 된 소감을 전했다.

정 교수는 15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오랜 시간 교수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버텨온 인생 이야기를 공개했다.

앞서 정 교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유퀴즈’ 섭외가 와도 출연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실제 연락을 받은 뒤 출연을 결정했고, 유재석과 조세호를 만나 특유의 거침없는 입담을 선보였다.

프랑스어 강사 정일영 교수는 30년간 시간강사로 일하며 겪은 좌절과 공황장애를 고백했다. tvN ‘유퀴즈’ 화면

프랑스어 강사 정일영 교수는 30년간 시간강사로 일하며 겪은 좌절과 공황장애를 고백했다. tvN ‘유퀴즈’ 화면
1961년생인 정 교수는 1996년부터 약 30년간 대학 강단에서 시간강사로 일했다. 최근 정년을 불과 열흘가량 앞두고 모교인 인하대학교 불어불문학과 초빙교수가 됐다는 소식을 전해 화제를 모았다.

정 교수는 “30년을 강단에 섰지만 늘 패배자처럼 살았다고 말하지 않았느냐”며 “드디어 교수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다. 책에 적힌 약력에도 무조건 교수를 넣어야 한다”고 기쁨을 드러냈다.

그는 오랜 시간 교수로 임용되지 못했던 배경에 대해 비슷한 시기 프랑스로 유학을 떠난 연구자들이 한꺼번에 귀국하면서 교수 자리가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tvN ‘유퀴즈’ 화면

tvN ‘유퀴즈’ 화면
정 교수는 제자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 기업을 찾아가 학생의 인성을 보장한다고 말했지만, 자신의 직책이 시간강사라는 사실을 밝히면 상대의 반응이 달라졌다고 했다.그는 “그때 내가 아무런 힘이 없다는 사실이 가장 슬펐다”며 “사람들이 왜 힘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는지 알게 됐다”고 회상했다.

교수 임용 면접에서도 반복적으로 좌절을 겪었다. 연구 실적과 강의 경력이 충분한데 왜 지금까지 교수가 되지 못했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답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정 교수는 “내가 부족하지 않았다고 다른 이유를 말하면 소문이 나 시간강사 자리까지 잃을 수 있었다”며 “내가 부족했다고 하면 부족한 사람을 왜 뽑아야 하느냐고 되묻더라. 답이 정해진 질문 같았다”고 말했다.


계속된 좌절은 결국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며 그는 “새벽에 작업하다 갑자기 숨이 쉬어지지 않고 어지러웠다”며 “검사를 받아도 신체에는 이상이 없었고, 공황장애와 우울증이 함께 온 것이었다”고 밝혔다.이어 “일이 풀리지 않으니 계속 내 탓을 하게 됐다. 세수하다가 거울에 비친 내 얼굴조차 보기 싫었다”고 당시의 심정을 털어놨다.

정 교수는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경제적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머리로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논문과 책 집필에 매달렸다는 설명이다.

그 결과 한 해에 논문 8편을 쓰기도 했으며, 지금까지 약 40권의 책을 집필했다고 밝혔다.

유재석은 “무색무취하게 살아왔다고 말하지만 그 안에 엄청난 노력이 있었다”며 “유튜브 출연으로 갑자기 알려진 것이 아니다”라고 감탄했다.


정 교수는 학생들에게 전하는 조언도 공개하며 그는 “인생에서 기회가 한 번도 오지 않을 수 있는데 그것은 네 잘못이 아니다”며 “하지만 기회가 왔을 때 잡지 못하는 것은 자신의 책임이기 때문에 늘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재석은 이를 듣고 “우리에게 이런 어른이 필요하다”며 공감을 나타냈다.

정 교수는 시간강사와 초빙교수의 가장 큰 차이로 의료보험을 꼽기도 했다. 그는 “의료보험이 적용돼야 정규직이라고 느낀다”며 초빙교수가 된 현실적인 기쁨을 유쾌하게 전했다.

정 교수는 인하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제8대학교 대학원에서 언어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랑스어 강사로 활동하던 중 유튜브 채널 ‘침착맨’에 출연해 거침없는 입담으로 ‘코리안 트레버’라는 별명을 얻으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배정한 기자 ha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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