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정물과 자연 풍경을 그리는 두 작가는 전시장 벽을 녹색과 흰색 줄무늬로 칠하고 간판을 달았다. 9일 전시 공간에서 만난 두 작가는“프랑스 전통 과일 시장의 차양에서 볼 수 있는 색을 가져왔고, 과일 모양 간판도 달아 지나가는 누구나 편히 들어와 작품을 볼 수 있도록 했다”고 했다.
전시장에 가면 휘몰아치는 형상을 한 복숭아나무 그림과 테두리를 아주 명확하게 그린 과일정물 등을 볼 수 있다. 전자는 휴즈, 후자는 에디가 그린 것이다. 휴즈는 “뿌리에서 양분을 얻어 결실을 내고, 그 과일을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나무가 내 모습 같다”고 했다. 에디는 “그림 속 반으로 잘린 사과가 속살을 드러내듯 나를 노출하는 것의 어색한 마음을 담았다”고 했다.
부부지만 함께 전시하는 것이 처음인 두 사람은 서로의 작품에 대한 감상도 말했다. 휴즈는 “에디의 작품은 색채나 형태에서 맺고 끊음이 분명해서, 그런 과감한 선택을 내릴 수 있는 것이 부럽다”고 했다. 에디는 “휴즈의 작품에서는 모든 것이 연결돼 누구도 이 세상에 혼자가 아님을 느낄 수 있다. 활기와 따뜻함이 있다”고 평했다.작은 공간인만큼 전시 작품 숫자는 한정적이지만, 작품을 담은 스티커 책이 출간될 예정이다. 읽는 사람 마음대로 스티커를 붙이며 구성해 볼 수 있다. 에디는 “아카데믹하고 무거워진 미술계에서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기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17일까지.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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