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고공행진에…6.6만 가구 사들여 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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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셋값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비아파트 매입임대 물량을 예년의 두 배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수도권에 총 9만 가구, 규제지역 기준 6만6000가구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빌라 등을 사들여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아파트 공급을 늘리고 민간이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작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등 매입임대 3.6만→6.6만 가구

전월세 고공행진에…6.6만 가구 사들여 임대

국토교통부는 2026~2027년 수도권에 매입임대주택 9만 가구를 공급하고, 이 가운데 6만6000가구를 서울·경기 규제지역에 집중 공급한다고 22일 밝혔다. 매입임대주택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기관이 기존에 지어진 다세대주택, 오피스텔 등을 사들인 뒤 주거 취약계층에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제공하는 공공임대주택이다. 정부는 비아파트 공급이 정상화할 때까지 규제지역 내 매입임대를 확대해 공급 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공급 기준은 정부가 민간 개발업체와 매입을 약정하거나 기존 주택 매입을 완료한 물량을 의미한다.

규제지역 내 매입임대 공급 물량은 직전 2년간(2023~2024년) 3만6000가구 수준에서 향후 2년간 6만6000가구로 확대된다. 신축매입을 기존 3만4000가구에서 5만4000가구로 늘린다.

물량 확보를 위해 기존처럼 동(棟) 전체를 매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일부 미분양 물량만 매입하는 부분 매입도 허용하기로 했다. 규제지역 내 최소 매입 기준도 완화한다. 서울은 기존 19가구 이상에서 10가구 이상으로 완화하고, 경기는 50가구 이상이면 매입할 수 있도록 한다. 기존 주택 매입임대 역시 규제지역에서는 건축 연한 기준(최대 10년)을 배제해 매입 대상 범위를 넓힌다.

LH가 지급하는 토지 확보 지원금은 최대 80%까지 지원하고 공사비도 공정률에 따라 3개월 단위로 지급해 현금 흐름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사비 연동형 사업에는 ‘선착공-후 공사비 검증’ 방식을 도입해 인허가 이후 바로 착공할 수 있도록 절차를 단축할 것”이라며 “LH 표준평면 제공과 사전 컨설팅 지원, 모듈러 공법 확대로 설계 기간과 공사 기간도 단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간 비아파트 시장 회복도 지원”

정부가 비아파트에 대한 공격적 매입 목표를 제시한 것은 매물 부족과 실거주 규제 강화 등으로 수도권 전세시장이 불안해지고 있어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셋째 주(5월 18일 기준) 서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29% 올랐다. 송파구(0.51%), 성동구(0.49%), 성북구(0.47%), 광진구(0.42%) 등 주요 지역에서 높은 상승세가 이어진다.

전세 사기 등의 여파로 ‘고사 직전’인 비아파트 시장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지난해 비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3만3061가구로 2024년(3만7330가구)보다 11.4% 줄었고, 착공 물량도 7.7% 감소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도심 인프라를 누리길 원하는 청년과 신혼부부 수요를 일정 부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요자들이 원하는 입지와 품질의 주택이 공급될지가 변수다. 2023년 이른바 ‘고가 매입’ 논란을 계기로 매입임대 약정 때 가격이 감정평가로 책정돼 주요 지역에서는 민간의 참여가 활발하지 않을 수 있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공급을 위해서는 매입가와 임대료 모두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민간 비아파트 시장이 자생적으로 공급을 재개할 수 있도록 금융·세제·임대사업 제도 정상화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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