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을 하려면 기존 입주자 동의를 받아야 해요. 이재명 대통령 자신감이 지나친 것 아닌가요?”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5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친문(친문재인)계 스피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사진)의 발언이 여권에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전대가 기존 친명(친이재명)계·친청(친정청래)계 갈등에서 친문계 등 민주당 전통 지지층과 친명계로 대표되는 신세력 간 갈등 구도로 확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감정싸움 치닫는 전대
김민석 국무총리는 28일 경기 광주에서 열린 민주당 청년 당선인 워크숍에서 기자들을 만나 “민주당은 대한민국 정치의 큰 판을 바꾸는 역할을 해 왔고 앞으로도 그게 필요하다”며 유 전 이사장의 ‘재건축’ 발언을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전날에도 “내가 대통령을 만들었다는 식의 과잉한 자신감으로 대통령을 비판하는 경우가 있는데 적절히 절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전 이사장은 지난 26일 김어준 씨의 유튜브에 출연해 “이 대통령을 응원한 사람들이 원한 것은 증축이었는데 재건축을 하려 했다”며 이 대통령의 중도·보수 확장을 “현실에서는 도달할 수 없는 목표”라고 공격했다. 또 “입에 담을 수 없는 말과 행동을 한 사람도 쓴다”며 실용주의 인사 등 이 대통령의 국정 기조를 비판했다. 이어 “‘문까산점’(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판하면 가산점)이란 말이 있다”며 여당 내 친문계 배척 분위기가 있다고도 발언했다.
친명계는 들끓었다. 정진욱 의원은 SNS에 “(유 전 이사장이) 세입자인 대통령이 감히 내 건물을 재건축한다고 분노한다”고 썼다. 채현일 민주당 의원도 “모욕적”이라며 날을 세웠다.
당대표 출마설이 거론되는 친문계 고민정 의원은 이날 사태 수습에 나섰다. 그는 SNS에 “과거 혐오와 조롱이 당내를 휩쓸었을 때 작가(유 전 이사장)께선 어디 계셨나”라며 “우리 안의 혐오와 싸워야 한다”고 올렸다. 정청래 전 대표는 “지금은 서로 말을 아껴야 한다”고 말했다.
◇친문 vs 친명 맞붙을까
여권에선 계파 갈등이 더욱 확산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미 지지층이 분화해서다. 친노(친노무현)로부터 이어져 온 친문계는 2022년 대선과 2024년 총선에서 ‘정치인 이재명’의 약진으로 다수 의원이 이탈했음에도 여전히 지지를 보내는 전통 당원층을 기반으로 한다. 친문 지지 세력은 이른바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을 ‘한강새똥돼주길’(한준호·강득구·김민석·이동형·김용민·이언주·송영길)이라는 멸칭으로 부른다.
반대로 새로운 세력으로 떠오른 친명계 지지층은 친문·친청계 인사들을 ‘문조털래유’(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로 묶어 공격하고 있다.
정청래 전 대표가 ‘강성 이미지’를 부각하며 갈등을 키우는 점도 변수다. 그는 김 총리가 25일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한 정부안을 내지 않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시간끌기용 꼼수가 아니길”이라고 지적해 친명계와의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 정 전 대표는 대표직 사퇴 직후 문 전 대통령을 만나는 등 친문계에 ‘연대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정 전 대표가 작년에도 검찰개혁 메시지로 표를 결집한 만큼 이번에도 같은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며 “다만 집권 2년 차 여당 본연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지지층도 늘어나면서 강경 메시지가 당원 간 다툼을 부추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전대 후보들은 이날까지 6·3 지방선거 당선자를 연달아 만나며 당심 공략에 나섰다. 정 전 대표는 26일 여성 당선인 워크숍, 이날 청년 당선인 워크숍 등에 참석했다. 김 총리 역시 같은 행사를 찾았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이날 전북 권리당원을 만나 “지선 당시 계파 갈등으로 전북도민 선택권이 박탈됐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전대에서 김 총리와 연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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