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9월 인하 쐐기에...유럽 추가 인하시사
영란은행 총재 “인플레이션 저물고 있다”
포르투갈 총재 “9월 인하 결정은 쉬운 일”
중앙은행 우선순위 ‘인플레이션’서 ‘고용’으로
미국 중서부 시골 휴양지 와이오밍 잭슨홀. 옐로스톤과 그랜드테튼 국립공원 주변에 위치한 이곳은 인구 1만 남짓 소도시다. 그러나 1년에 사흘간 전 세계경제 수도로 변신한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 국제기구 수장, 석학들이 대거 참석해 글로벌 통화정책의 향방을 논의하는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 미팅)’이 여름마다 열리기 때문이다.
24일(현지시간) 사흘간의 일정을 마친 올해 잭슨홀 미팅은 ‘글로벌 피벗(통화정책 전환)’의 선언장이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등 참가자들은 팬데믹발 인플레이션의 안정과 고금리로 인한 고용시장 냉각 등 경기 둔화 우려를 내세우며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23일 기조연설에서 “통화정책을 조정할 시기가 도래했다”고 말하면서 다음 달 17~18일 개최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인하 전망에 쐐기를 박았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 폭은 못 박지 않고 ‘빅컷’(0.50%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놨다. 그는 “(정책) 방향은 분명하며 인하 시기와 속도는 들어오는 데이터, 변화하는 경제전망, 그리고 위험 균형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강한 고용시장을 유지하기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고 강조했다. 고용시장의 추가 냉각이 확인되면 빅컷도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도 경쟁적으로 추가 인하 계획을 밝히며 글로벌 인하 전선을 형성했다.
앤드류 베일리 영란은행(BOE) 총재는 “끈질겼던 인플레이션이 저물고 있다”며 이달 팬데믹 이후 첫 금리인하에 이어 추가 인하 계획을 시사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위원들도 ‘비둘기’(완화적 통화정책 선호) 발언을 덧붙였다. ECB의 올리 렌 통화정책 위원은 “유럽의 성장 전망 둔화, 특히 제조업 둔화가 9월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강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ECB는 지난 6월 첫 인하를 한 바 있다.
마리오 센테노 포르투갈 중앙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과 성장률 지표를 보면 9월 인하 결정은 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ECB는 지난 6월에 금리 수준을 연 4.50%에서 연 4.25%로 0.25%포인트 낮추며 세계 중앙은행 중 가장 먼저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