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으세요?” 싱크홀 유족 섭외 논란…‘물어보살’ 제작진 결국 사과

KBS Joy 예능 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이하 ‘물어보살’) 제작진이 서울 강동구 싱크홀 사고 희생자의 유족에게 섭외 요청을 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제작진은 결국 사과하며 향후 더욱 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30대 남성 오토바이 운전자가 숨진 강동구 싱크홀 사고의 유가족 A씨는 4월 30일 SNS를 통해 ‘물어보살’ 제작진이 보낸 섭외 요청 DM(다이렉트 메시지)을 공개했다. A씨는 “객관적으로 내가 예민한 건가? 이게 맞는 건가?”라며 제작진의 접근 방식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공개된 DM에는 ‘물어보살’ 제작진이 “싱크홀 사고 유가족으로서 올린 릴스(영상) 내용을 봤다”며 “혹시 릴스에서 얘기한 내용에 대해 고민 상담 받아볼 의향이 있는지 조심스럽게 여쭤본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에 대해 A씨는 “제 가족이 당한 일이 얼마나 무겁고 민감한지 진심으로 이해했다면 이런 섭외 자체를 안 했어야 했다”고 반발했다.
이어 “상담이란 명분 하나면 예능으로 만들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고방식 자체가 불쾌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A씨는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재밌나. 조롱하나. 이 사건이 예능감인가”라고 분노했고, “패널들 얼굴에도 먹칠하는 것”이라며 방송사의 접근 방식을 질타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물어보살’ 제작진은 사과 입장을 내놨다. ‘물어보살’ 측은 공식 입장을 통해 “조심스럽게 여쭤본 섭외 제안이 불쾌하게 느껴질 수 있음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며 “불쾌감을 느꼈을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과 함께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거듭 사과했다.

강동구 싱크홀 사고는 지난 3월 24일 서울 강동구 명일동 대명초교입구 교차로에서 발생했다. 직경 20~25m, 깊이 15m 규모의 대형 싱크홀이 갑작스럽게 발생해 오토바이 운전자 1명이 숨지고 승용차 운전자 1명이 경상을 입었다. 사고 이후 유족들은 SNS를 통해 지속적으로 심경을 전해왔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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