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의사 국시 응시자 13% ‘조직적 부정행위’로 檢송치

실기시험 두달간 순차적으로 실시되는 점 악용
5개 의대 대표자 사전모의…448명 유출-공유 가담

지난달 31일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의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2025.3.31/뉴스1

5개 의과대학 출신 응시자 448명이 ‘2024년 제88회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에서 실기시험 문제를 유출하고 공유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의사 실기시험은 두 달에 걸쳐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점을 악용해 먼저 시험을 치룬 응시자들이 시험 문항을 공유한 것이다.

1일 서울 광진경찰서는 한국보건의료인 국가시험원에서 주관한 ‘2024년 제88회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 과정에서 시험문항을 유출 및 공유해 국가시험원의 시험 업무를 방해한 5개 의대 응시생 448명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해당 실기시험 응시자는 3212명으로 이는 13%가 넘는 규모다.

경찰에 따르면 5개 의과대학 응시생 대표 5명은 실기시험 문제를 유출 및 공유해 시험에 응시하기로 사전에 모의한 뒤 2023년 8월 부산에서 만나 구체적인 실행방법을 논의했다.

이후 5개 의대 전체 응시생들은 같은 해 9월 1일부터 11월 3일까지 실시된 의사 실기시험에 순차적으로 응시해 이를 통해 알게 된 시험 문항을 텔레그램 비밀대화방을 통해 공유한 후 실기시험에 응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통상 국가 실기시험은 9월부터 11월까지 두 달에 걸쳐 진행되며 하루 60~70명씩 순차적으로 응시하는데 이를 악용한 것이다.

만약 이번 사건으로 송치된 신규 의사 400여 명이 재판에서 금고형 이상을 받을 시 의사 면허가 취소된다. 국가 실기시험 문제의 복기 및 공유는 의료법상 금지되는 행위로 민형사상 처벌이 가능하다. 경찰은 의사 면허시험 부정행위가 재발되지 않도록 보건복지부에 실기시험 부정행위 실태 등에 관해 통보하는 한편, 한국보건의료인 국가시험원에는 의사 실기시험 부정행위를 한 응시자들에 대해 행정처분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