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신경 퇴행성 질환이다. 개인의 사고, 추론, 기억 능력을 손상시킨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60~80%가 치매를 앓는다. 알츠하이머병은 타우 단백질 엉킴과 아밀로이드 베타(Aβ)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뭉쳐 쌓이는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병리학적 특징이다.
HSV-1은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신경퇴행성 변화와 유사한 아밀로이드 베타 침착과 염증을 유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SV-1은 사람간 접촉이나 분비물 접촉으로 전염된다. 영아부터 49세 이하에서 주로 발생한다. 바이러스는 삼차 신경절(삼차 신경의 감각 신경 세포체가 모여 있는 초승달 모양의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주기적으로 활성화 해 안구 질환, 구강 궤양, 드물게 수막뇌염을 유발한다.미국 워싱턴 대학교 의과대학과 글로법 제약 업체 길리어드 사이언스 공동 연구진은 HSV-1 감염과 알츠하이머병 및 치매와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2006~2021년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은 50세 이상 미국 성인 34만 4628명과 아직 신경학적 질환이 없는 같은 수의 대조군을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0.44%(1507명)가 HSV-1 감염 이력이 있었다. 이는 대조군의 감염 비율 0.24%(823명)보다 높았다.
연구진은 여러 변수를 조정한 후 HSV-1 감염자의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대조군에 비해 1.8배(80%) 더 높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주목할 점은 항바이러스제의 효과다.HSV-1 감염 이력이 있는 총 2230명(실험군과 대조군 모두 포함) 중 931명(40%)은 진단 후 항헤르페스 바이러스제 치료를 받았다. 이들은 해당 치료를 받지 않은 사람들보다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17% 낮았다.
연구진은 또한 단순포진 바이러스 2형(HSV-2),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 거대세포바이러스를 포함한 다른 헤르페스 바이러스도 조사했다. 그 결과 HSV-2와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 감염이 알츠하이머병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연구진은 HSV-1 등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치매 위험을 어떻게 높이는지 아직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존 연구에 따르면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뇌의 염증 변화가 알츠하이머병 발병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한 어떠한 작용으로 인한 것인지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헤르페스 바이러스를 치료하면 치매 위험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BMJ 오픈(BMJ Open)에 게재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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