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박한 美 금리 인하, 투자자에게 행복한 그림만 있을까? [★★글로벌]

2 weeks ago 5

美연준 통화정책 전환 선언 후
뉴욕증시 오히려 0.3% 뒷걸음
연준 피벗, 투자자에 호재이자
경기침체 위험 예고 ‘두 얼굴’
“연준 고용 대응 이미 늦어”
월가선 비판적 소수 목소리도

사진설명

지난 23일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통화정책 전환 메시지가 나온 뒤 시장은 일제히 환호했습니다.

물가 대응에서 고용시장 대응으로 완화적 통화정책 전환을 확인하는 그의 발언이 나오고 첫 주식 거래일인 26일 뉴욕 증시는 상승 흐름으로 답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일주일 상황 전체를 보면 즐거움보다는 무거움과 정적이 느껴집니다.

연준 의장 메시지가 나온 뒤 S&P 500 지수는 23일 종가보다 오히려 0.3% 떨어진 상황입니다.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상당함에도 증시는 왜 이렇게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요.

답은 연준 피봇 시점을 둘러싼 시장의 신중한 해석 태도와 연관돼 보입니다. 과거의 패턴에서 보면 연준의 피벗이 곧 경기침체로 이어졌기 때문이죠.

일례로 지금 시장은 연준이 9월 회의에서 0.5%포인트 파격적인 빅컷을 단행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착 빅컷이 결정될 경우 오히려 증시는 발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미국 고용시장이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는 연준의 인식이 시장에 투사되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가 급격히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 6월 말 파이낸셜타임스(FT)는 흥미로운 기사를 노출했습니다.

글로벌 유력 투자은행들이 하반기 증시를 강한 랠리로 전망하는 가운데 유난히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소수 목소리가 있다며 대체 이 소수 의견자들이 누구인지를 소개한 것이죠.

그 주인공 중 한명이 바로 글로벌 자문회사인 BCA리서치의 피터 베레진 수석 분석가입니다.

당시 BCA리서치는 미국 주식에 대한 비중 축소를 선언하며 S&P 500 지수가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3,75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충격적인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이렇게 비관적인 이유는 연준의 금리 인하 조치가 냉각되는 고용시장을 막기에 너무 늦었다는 것입니다.

바로 연준의 금리 인하가 너무 늦었다는 진단 때문입니다.

연준은 경기 침체가 분명해진 후에야 중대 조치를 취할 것이고, 이는 이미 악화한 고용시장을 정상화하는 데 너무 늦은 행동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는 이미 지표 상으로 확인되는 실업률 상승이 미국 경제 성장의 강력한 동인인 소비자 지출을 축소시키고 연체율 증가에 따른 대출조건 강화로 가계에 비우호적인 여건을 형성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고용 감소가 실업률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가계 지출 축소라는 부정적인 피드백 루프를 일으켜 경기 침체를 일으킨다는 것이죠..

무엇보다 베레진 수석 분석가는 경기 하락에 대응하는 연준의 능력에 회의감을 표시합니다.

그는 기준금리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가계와 기업이 실제로 지불하는 이자율이라고 강조합니다.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금리 수준은 여전히 높고 약 7%인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에도 불구하고 7%에서 더 오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베레진은 이러한 역학 관계가 가계에 더 많은 채무 불이행을 야기할 수 있고 이는 특히 은행 부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베레진 수석 분석가의 진단이 나온 뒤 한 달여 뒤인 8월 5일 미국과 일본, 한국, 대만 증시는 충격의 대폭락을 경험했습니다.

미국 고용지표 악화에 따른 경기침체 공포, 엔캐리트레이드 청산 움직임, 기술주 버블 우려가 맞물리면서 패닉 발작을 일으킨 것이죠.

그런데 역사적으로 경기 침체와 관련한 굵직한 흐름을 보면 베레진 수석 분석가의 전망이 어느 정도 무게감을 갖는 것도 사실입니다.

연준이 피벗을 향한다는 것은 경기침체 가능성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이죠.

주식 대폭락이 벌어진 8월 5일, 미국 2년물 국채 수익률(US2Y)과 10년물(US10Y) 사이 수익률 곡선이 무려 2년여 만에 역전되었다가 일시적으로 정상화했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냐고 할텐데, 장단기 금리 역전은 과거부터 경기침체를 경고하는 깜빡이등과 같은 해왔습니다.

역전된 금리가 다시 정상화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경기침체가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최근의 금리 역전 발생은 2022년 7월 5일 시작돼 25개월 간 비정상적인 역전 현상이 지속됐습니다.

통상 금리 변화가 크지 않은 단기물과 달리 장기물은 미래 프리미엄이 반영돼 금리가 높습니다.

그런데 경기 침체에 대한 걱정이 커지면 장기물에 적용되는 기간 프리미엄이 작아져 단기물과 금리 역전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

팬데믹 발발 후 이런 이유로 2022년 7월 금리 역전이 일어난 뒤 아직까지 역전 상태가 정상화하지 않다가 5일 일시적으로 정상화가 됐고 최근까지 그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장단기 금리 역전이 해소된 후 얼마 뒤 경기 침체가 찾아왔다는 점입니다.

학계는 장단기 금리 역전 해소 시점과 경기 침체 발생 간 선후 인과 관계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하지만 지난 24년 간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시점과 장단기 금리 역전 해소 시점(2년·10년물), 경기침체 발생 시점을 차트에 모아 보면 세 가지 이벤트가 서로 근접해 움직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지난 24년 간 미국 국채 2년물과 10년물 간 수익률 곡선(푸른색 선) 역전이 정상화하는 흐름(원형 표시)에서 닷컴버블, 글로벌 금융위기, 팬데믹발 경기침체(음영구간)가 나타났다. 장단기물 금리 역전 이전에는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붉은선)이 단행됐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임박한 가운데 8월 들어 수익률 곡선도 양의 영역으로 정상화하는 흐름을 보이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 24년 간 미국 국채 2년물과 10년물 간 수익률 곡선(푸른색 선) 역전이 정상화하는 흐름(원형 표시)에서 닷컴버블, 글로벌 금융위기, 팬데믹발 경기침체(음영구간)가 나타났다. 장단기물 금리 역전 이전에는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붉은선)이 단행됐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임박한 가운데 8월 들어 수익률 곡선도 양의 영역으로 정상화하는 흐름을 보이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비록 소수 목소리이긴 하지만 “연준이 나빠지는 고용시장을 되돌리기에 너무 늦었다”는 월가 시각과 함께 이처럼 최근 장단기 금리 역전 해소를 둘러싸고 과거처럼 경기침체가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언론 보도 역시 투자자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잭슨홀 미팅 후 일주일 간 횡보한 주식시장 흐름을 보면 내달 18일 연준이 베이비스텝(0.25% 인하)을 밟든 빅컷으로 이동하든 투자자들은 인하폭이 던지는 메시지를 상당히 보수적으로 해석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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