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성수기 진입 전 한발 앞서 움직이는 조기 휴가객 급증 추세
비행거리 2시간 내외 근거리 거점으로 물류비 및 이동 부담 완화
다랑논·활화산·고원지대 연계해 소도시 지역 생태 가치 극대화
호시노 리조트 ‘카이’ 브랜드가 선보인 5대 거점별 현지화 전략
호시노 리조트 카이 벳푸에서 열리는 여름 축제(나츠마쓰리) 풍경. 호시노 리조트 제공
하계 정기 휴가철이 본격화되기 전, 혼잡을 피해 한적한 여정을 선택하는 이른바 조기 휴가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일본 규슈 지역의 숨은 소도시 온천 거점들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는 추세다. 이들 행선지는 장거리 노선 이용 시 수반되는 유류할증료 부담을 덜 수 있는 비행시간 2시간 내외의 근거리 지역이라는 점에서 실속형 여행지로 평가받는다. 유동 인구가 집중되는 7~8월을 피해 자연의 청량함과 심층적인 향토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주요 온천 거점들의 현지화 전략과 운영 현황을 살폈다.
풍부한 온천수 매장량을 보유한 오이타현 벳푸시의 카이 벳푸는 한여름 인파가 몰려들기 전 고즈넉한 골목 정취를 유지하고 있다. 방문객들은 동틀 무렵 바다를 조망하는 개방형 족욕 공간에서 해풍을 맞이하며, 주간에는 온천수를 활용한 공예 수업과 전통 염색 기법을 실습한다. 야간에는 지역 전통 연희를 재현하고, 온천 광장 공간에서 현지 소주를 시음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6월부터 9월 말까지는 실내 디지털 매핑을 활용한 야간 축제 행사가 상시 진행되며, 7월 하순 개최되는 불의 바다 축제 기간에는 전 객실에서 해상 불꽃놀이를 조망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교통편으로는 오이타 공항과 후쿠오카 공항을 통한 진입이 용이하다.
세계적인 건축가 쿠마 겐고가 푸른 다랑논을 바탕으로 조화롭게 디자인한 리조트. 호시노 리조트 제공
농경지의 원풍경을 보존해 차별화를 시도한 거점도 눈에 띈다. 건축가 쿠마 겐고가 설계를 맡은 카이 유후인은 지역 고유의 농촌 경관인 계단식 논을 단지 중심부에 배치했다. 초여름을 맞아 연둣빛으로 변모하는 다랑논의 시각적 효과와 유후타케산의 전경이 온천 욕장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총 45개로 구성된 객실은 초여름 야간에 출몰하는 반딧불이를 시각화한 내부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특히 구니사키반도 지역의 희귀 식물인 시치토 골풀을 활용해 현지 장인이 제작한 조명 장치가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후쿠오카 공항에서 발착하는 고속버스를 통해 유후인역에 도착한 뒤 연계 셔틀버스로 접근할 수 있다.
부드러운 우윳빛 온천수를 자랑하는 호시노 리조트 카이 운젠의 온천 전경. 호시노 리조트 제공
무더위를 피해 쾌적한 기후를 찾는 이들에게는 나가사키현 운젠 고원에 위치한 카이 운젠이 대안으로 꼽힌다. 해발 700미터 지대의 국립공원 내에 입지해 평지보다 확연히 낮은 기온을 유지하는 곳이다. 불투명한 우윳빛을 띠는 강산성 온천수가 특징이며, 안개가 자욱하게 내려앉은 고원지대를 배경으로 노천욕을 수행할 수 있다. 객실은 네덜란드, 중국, 일본의 문화가 융합된 나가사키 특유의 역사성을 반영해 조성됐다고 한다. 현지 식자재인 날치 육수를 베이스로 한 샤부샤부와 전통 요리가 제공되며, 야간 라운지에서는 이국적인 음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나가사키 공항이 인접해 있어 영남권 등 지방 발 노선 이용객들의 접근성도 확보했다.
참억새 들판 한 가운데서 온천을 즐길 수 있는 호시노 리조트 카이 기리시마. 호시노 리조트 제공
대자연의 지형적 특성을 전면에 내세운 가고시마현의 카이 기리시마는 활화산 사쿠라지마와 가고시마만의 광활한 전경을 상시 조망할 수 있는 구조로 기획됐다. 시설 내부의 전용 경사궤도 차량을 이용해 억새 평원 중심부로 이동하면 자연 속에 고립된 노천탕을 마주하게 된다. 주간에는 화산 분출 토양을 활용한 원예 체험이 제한된 수량으로 제공되며, 저녁 식사 시간대에는 남규슈 고유의 음주 관행인 다레야메를 도입해 고구마 소주와 특제 디저트의 조화를 선보인다. 매일 밤 투숙객을 대상으로 시연되는 건국 신화 기반의 타악 공연도 주요 콘텐츠다. 가고시마 직항 노선을 통해 신속한 이동이 가능하다.
야먀구치에서 가장 오래된 나가토 유모토 온천에 자리한 호시노 리조트 카이 나가토. 호시노 리조트 제공
야마구치현의 고서에 등장하는 나가토 유모토 온천 지구의 카이 나가토는 민관 합작 온천마을 재생 사업의 대표적 결과물로 평가받는다. 과거 에도 시대 영주들이 체류하던 번저를 복원한 외관이 특징이다. 시설을 벗어나면 오토즈레강을 따라 정비된 산책로와 수변 테라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자체 운영하는 간이 매점에서 전통 과자를 구매해 강변에서 휴식을 취하는 동선이 구축되어 있다. 이곳은 과학적 온천 이용법을 지도하는 현대 탕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투숙객들은 부드러운 알칼리성 온천수를 경험한 뒤 지역 공예품을 활용한 서예 체험으로 정신적 안정을 도모한다. 기타큐슈 공항을 통한 입국이 유리하며 렌터카 서비스도 활성화돼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