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열모 화백 추모 특별전 열려
작년 작품-유품 등 360여 점 기증
시립박물관, 올해 유물 118점 접수
오성극장 입장권-양키시장 장부 등
역대 기증 유물만 5만7000점 달해
이 화백의 유족은 지난해 고인이 청소년 시절을 보내고 예술가로 성장하며 인천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뜻을 기리기 위해 그의 작품과 유품 360여 점을 시립박물관에 기증했다. 꽃과 새, 사군자, 게 등을 그린 문인화와 인물화를 비롯해 1960년대 초기 작품이 포함됐다. 또 2010년대 완숙한 경지에 이른 산수화와 추상적 풍경화 등 만년의 작품도 기증돼 그의 예술 세계를 한눈에 살필 수 있다.
특히 이 화백이 사용했던 붓과 먹, 물감 등과 사생 여행에서 촬영한 풍경 사진도 함께 기증돼 창작 과정의 치열한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인천에서 성장한 화가답게 포구를 그린 ‘군선(群船)’과 학창 시절 다녔던 웃터골 인천중학교 풍경을 담은 작품 등도 포함돼 눈길을 끈다.
김태익 시립박물관장은 “이 화백은 동양화가로서는 드물게 풍경 스케치를 철저히 한 뒤 작품을 완성하는 창작 방식을 시도한 것으로 유명하다”며 “자극적인 시각 매체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에게 그의 작품은 누워서 산수를 유람한다는 뜻의 ‘와유산수(臥遊山水)’ 경지를 선물할 것”이라고 말했다.시립박물관에 유물을 기증하려는 시민들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시민 33명과 단체·기관 2곳이 유물 1669점을 기증했고, 올해는 지난달까지 118점이 접수됐다. 개관 이후 지금까지 기증된 유물은 5만7000여 점에 이른다.
시립박물관에 기증된 유물의 종류도 다양하다. 화살촉 같은 선사시대 유물과 조선시대 항아리 등 사료적 가치가 높은 유물은 물론 인천의 역사와 민속, 문화, 생활과 관련된 소품이나 문서도 상당수다.
이 화백의 유족이 작품을 기증했을 당시에도 시민 12명이 함께 유물을 내놓았다. 1972년 동구에 문을 연 오성극장 창립자 오윤섭 씨의 유족은 입장권 판매 기록과 영화 상영 실적 서류, 개업 기념 부채 등을 기증했다. 과거 경인전철 동인천역 일대 상권을 이끈 송현자유시장 상인회도 유물을 기증했다. 1965년 조성된 송현자유시장은 인천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미제 군복과 담배 등을 판매해 이른바 ‘양키시장’으로 불렸다. 당시 작성된 시장 배치도와 소방시설비 징수 장부, 청소비 수금대장, 점포별 운영회비 장부 등은 시장 운영 실태를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시립박물관은 이처럼 인천의 역사와 문화와 관련해 전시나 보존 가치가 있는 유물을 상시 기증받고 있다. 시민들이 살아온 삶이 담긴 자료를 기증하면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심의위원회를 열어 기증 여부를 결정한다. 기증받은 유물은 면밀한 조사와 등록 절차를 거쳐 교육과 학술연구 자료 등으로 활용된다. 기증 유물은 박물관에 영구 보존되며 일부는 이듬해 ‘기증자 명예의 전당’에 1년간 전시된다. 시민들이 기증한 유물을 모아 특별전을 열기도 한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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