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상륙작전 국제행사 추진… 성사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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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내년 참전국 초청 계획했지만… 지자체 행사에 정상 참석 드물고
국비 지원도 크게 줄어 예산 부담… 의회 “행사 당위성부터 확보해야”
국가기념일 지정 건의문도 제출… 국방부, 미온적 태도로 진척 없어

9월 11일 인천 내항 8부두에서 열린 제74주년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에서 참전국 국기를 든 기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

9월 11일 인천 내항 8부두에서 열린 제74주년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에서 참전국 국기를 든 기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를 국제행사로 격상시키려는 인천시가 내년 행사에 한국을 포함해 미국과 영국 등 6·25전쟁 참전국 정상을 초청하고, 국가기념일 지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공염불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인천시는 내년 9월 12일부터 18일까지 제75주년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인천상륙작전은 1950년 9월 15일 단행됐다. 국제행사 격상을 목표로 지난해부터 행사 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시는 75주년을 맞는 내년 행사에 한국과 미국 영국 호주 네덜란드 캐나다 프랑스 뉴질랜드 등 8개 6·25전쟁 참전국 정상을 초청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각국 정상을 초청해 국제평화안보포럼 등을 개최한다는 구상으로, 지난달 영국 캐나다 등 4개국 주한 대사관을 찾아 초청 협조를 요청하는 인천시장 서한문을 전달했다.

하지만 이들 국가의 정상 초청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자치단체 주관 행사에 타국 정상이 참석하는 경우가 이례적인 데다 이 중 미국과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정상은 내년 11월 경북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한국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인천상륙작전 국가기념일 지정도 순탄치 않다. 시는 올 6월 국방부에 관련 건의문을 제출했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국방부는 6·25전쟁과 관련한 다양한 역사가 있는 만큼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국가기념일 지정에 다소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특히 국방부에선 여전히 해당 업무를 담당할 부서조차 정해지지 않았고, 인천시와 국방부 실무진이 만난 것도 건의문을 제출한 지 약 4개월이 지난 이달 4일에서야 이뤄졌다.

행사 규모 확대를 위한 국비 확보조차 쉽지 않다. 시는 정부에 내년도 19억 원의 국비 지원을 요청했지만, 현재 예산안에 반영된 건 2억 원에 불과하다. 한미 동맹 70주년 기념을 겸해 열린 지난해 행사에는 19억8000만 원의 국비가 지원됐지만, 올해부터 2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국비 지원이 줄어든 만큼 기념행사에 투입되는 인천시 예산은 지난해 7억5700만 원에서 올해 13억1900만 원, 내년 15억6000만 원으로 계속해서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인천시의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승분 인천시의원은 최근 행정사무감사에서 “인천상륙작전 기념식 하나만으로 각국 정상이 찾을지 의문”이라며 “국제행사로서 꼭 참석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확보하고, 시민 체감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시는 정상 불참 시 부통령 등을 초청하고, 국가기념일 대신 시 기념일로 지정하는 등의 차선책도 검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정상 초청이 쉽지 않은 것은 맞지만, 정부의 타국 정상 초청 행사와 연계하는 방안 등 다양한 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참전용사가 대부분 고령인 점을 감안하면 내년 75주년 기념행사가 사실상 생전 마지막 대규모 행사일 수 있기 때문에 참전용사에 대한 국가적, 국제적 예우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승배 기자 ks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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