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눈물을 개봉하자마자 안구에 투입할 경우 미세플라스틱이 점막을 통해 인체로 흡수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공눈물 일부를 제거한 뒤 사용하면 노출도가 대폭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고대안암병원과 한국분석과학연구소(KIAST) 연구진은 국내에 시판 중인 히알루론산 함유 인공눈물 5종을 살펴본 논문을 최근 발표했다. 인공눈물 일회용 3종과 다회용 2종을 레이저를 이용해 물질의 분자 정보를 분석하는 방법인 라만 분광법(Raman spectroscopy)으로 들여다봤다.
인공눈물을 개봉한 후 처음 나오는 한 방울의 액체와 나머지 남은 액체 속 미세플라스틱 수준을 측정했다. 그 결과 5종의 인공눈물 첫 방울 80%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대부분 투명한 섬유질 플라스틱 조각으로 크기는 10~20마이크로미터(㎛)였다.
첫 방울에서 발견한 미세플라스틱 입자 수는 30mL당 평균 0.5개(오차 범위 ±0.65)였다. 첫 방울을 뺀 나머지 용액 속 미세플라스틱은 평균 0.75개(±0.72)로 나타났다. 첫 번째 방울을 버린 뒤 두 번째 방울까지 제거하면 인공눈물 용액 속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크게 줄어들었다. 30mL당 0.14(±0.35)개다.
연구진은 인공눈물을 쓸 때 첫 방울을 제거하지 않고 하루 네 번 사용할 경우, 1년에 730개의 입자가 안구에 직접 닿을 것으로 추산했다. 제품을 개봉한 뒤 두 방울을 버리고 사용하면 1년 동안 안구에 노출되는 미세플라스틱 입자는 204.4개로 감소한다. 인공눈물 용액을 절반가량 덜어내면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지 않았다.
미세플라스틱이 흡수되면 뇌와 장기에 침투할 수 있다. 아직 미세플라스틱의 유해성이 완전히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장기간의 미세플라스틱 노출은 인체에 염증을 유발하고 미세플라스틱이 유기오염물질의 운반체가 될 수 있다.
연구진은 “정부가 인공눈물 사용량이 많은 국내 소비자에게 미세플라스틱 위험성을 알리고, 오남용하지 않도록 올바른 사용 지침을 안내해야 한다”며 “인공눈물 속 미세플라스틱 농도를 규제하고 제조사들이 미세플라스틱 최소화를 위해 용기 성분과 제조 공정을 바꿔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