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장관 재수생의 ‘좌충우돌’ 北 변화 없고 내부 갈등만 유발 20년 전 낡은 기억에 사로잡혀 ‘나 있소’ 존재 증명 급급해서야 이철희 논설위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 당선 직후부터 1순위 입각 후보였다. 한데 본인은 통일부가 아닌 외교부를 원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이미 20년 전 거친 자리니 그럴 만하다 싶으면서도 외교부가 대안이 되기엔 무리가 있어 보였다. 뒷날 한 측근이 “체급상 국무총리인데, 차라리 외교부 장관을 달라 해라. 그러면 통일부라도 맡기지 않겠나”라고 조언했다는 얘기를 듣고서 의문이 풀리는 듯했다. 다만 정 장관은 한 인터뷰에서 “처음엔 다른 직책 제안이 있었지만 통일부를 자청했다”면서도 제안 받았다는 자리가 어디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어쨌든 정 장관이 재수(再修)하는 자리는 20년 전에 비하면 위상도 권한도 확 떨어진 게 사실이다. 당시만 해도 그는 집권여당 의장을 지낸 정치적 무게감에다 통일외교안보 분야의 ‘책임장관’으로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까지 맡았다. 당초 자신은 보건복지부 장관에, 김근태 의원은 통일부 장관에 각각 내정됐지만 청와대에 거듭 요청해 바꾼 자리이기도 했다. 그는 방송기자, 앵커 출신답게 핵심을 잘 잡아낼 줄 알았다. 특유의 순발력과 적응력으로 주어진 역할도 나름 잘 해냈다. 2005년 대통령 특사로 방북해 김정일을 만나 6자회담 복귀의 물꼬를 튼 것은 대선 후보로 가는 발판이 됐다. 당시 NSC 사무차장으로 호흡을 맞춘 이종석 현 국가정보원장은 그를 이렇게 평했다. “참모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자기 것으로 체화하는 장점을 지녔다. 일단 돌파하겠다고 결심하면 앞장서서 전진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런 과거의 기억에 사로잡힌 탓일까. 정 장관의 지난 1년은 좌충우돌의 연속이었다. 평화적 두 국가론 추진과 비무장지대(DMZ) 출입통제권 논란은 물론이고 외교부 주관인 한미 간 대북정책 협의를 통일부가 맡겠다고 나섰고, 급기야 한미 연합기밀 누설 논란에까지 휩싸였다. 이번 업무보고에서도 정 장관은 국방부 소관인 ‘주적’ 개념 변경, 외교부 소관인 남북미중 4자회담 추진까지 건드렸다. 가히 한계를 모르는 오지랖이 아닐 수 없다. 정 장관은 논란이 일면 잠재우기는커녕 오히려 역공세를 펴며 파장을 키우곤 했다. 이른바 자주파 원로들의 측면 지원에 기대면서 철 지난 ‘동맹파-자주파’ 갈등설을 부추기기 일쑤였다. 그는 종종 “곧 정부 공식 입장으로 확정될 거다”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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