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800-7070’ 번호 발신자는 尹” 2년만에 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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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특검 수사]
“‘채상병 사건’ 이첩 보류전 尹 전화
우려 표명… 이첩 보류 지시는 안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2024년 6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관련 입법청문회에서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2024.06.21. 뉴시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2024년 6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관련 입법청문회에서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2024.06.21. 뉴시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해병대 수사단의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결과에 대한 경찰 이첩 보류 지시를 내리기 직전에 윤석열 전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21일 인정했다. 이첩 보류를 지시한 것으로 여겨졌던 ‘02-800-7070’ 번호의 발신자가 윤 전 대통령이었다는 것을 2년 만에 실토한 것이다. 다만 이 전 장관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피혐의자에서) 제외시키거나, 사건 이첩을 보류하라는 지시를 받은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이 전 장관 측은 “2023년 7월 31일 윤 전 대통령이 전화해 군 조직을 걱정하는 우려를 표명한 기억이 남아 있다”며 “이러한 모든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건 이첩을 보류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18일 특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은 당일 오전 11시 54분경 ‘02-800-7070’ 번호로 걸려 온 전화를 받은 직후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게 전화해 전날 자신의 결재를 뒤집고 채 상병 사망 사건의 경찰 이첩 보류와 국회·언론 브리핑 취소 등을 지시했다. 이에 당시 전화를 걸어온 당사자가 이첩 보류를 지시한 사람으로 의심돼 왔다.

이 전 장관은 특검에 제출한 의견서에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격노로 느낄 만한 질책을 받은 적도 없었고, ‘임 전 사단장을 제외시켜라’ ‘사건 이첩을 보류하라’는 지시를 받은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채 상병 사망 사건 이첩 보류 지시는 본인의 판단과 결정”이었다고 선을 그었다.

채 상병 특검은 11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던 윤석열 정부 ‘실세 차장’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18일 재차 불러 당시 회의에 대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1차 조사 당시 윤 전 대통령의 격노를 인정한 김 전 차장은 2차 조사에서 회의 상황을 더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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