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50% 인상한 25대 대통령 이름 따
미국 최고봉 이름 데날리서 매킨리로
멕시코만, 미국만으로 변경하기로
“중국이 파나마 운하 운영하고 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진행된 취임 연설에서 미국의 25대 대통령이었던 윌리엄 매킨리 전 대통령을 소환했다. 매킨리 전 대통령이 재임했던 1897~1901년 시기 미국의 ‘팽창주의’를 떠올리며 관세와 자국 산업 보호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멕시코만의 이름을 ‘미국만(Gulf of America)’으로 바꾸고 북미 지역에서 가장 높은 산인 디날리산의 명칭도 매킨리 전 대통령 이름을 따 ‘매킨리산(Mount McKinley)’으로 되돌리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킨리 전 대통령은 관세와 재능으로 미국을 매우 부유하게 만들었다. 타고난 사업가였고 파나마 운하 (건설) 등 테디 루스벨트(시어도어 루스벨트)의 업적을 달성하기 위한 자금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파나마 운하를 거론하며 “미국 선박은 어떤 방식, 어떤 형태로든 공정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운영하고 있지만 우리는 파나마 운하를 중국에 넘겨주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변국으로부터 ‘신(新)제국주의’적인 정책으로 지목받았던 ‘미국만’과 ‘파나마 운하’를 거론하면서 매킨리 전 대통령을 언급한 것은 매킨리 전 대통령이 재임했던 1890년대를 ‘이상적 시기의 미국’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매킨리 전 대통령을 몇 차례 언급한 적이 있다.
매킨리 전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에 앞서 하원의원 재직 시절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관세율을 50%로 인상하는 관세법을 통과시킨 인물이다.
당시 미국은 ‘팽창주의’에 본격적으로 돌입했었다. 미국은 1898년 스페인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뒤 괌과 푸에르토리코, 필리핀을 차지하며 유럽의 식민지 정책을 뒤따랐다. 파나마 운하 건설과 그린란드 탐사에 나섰던 것 역시 이 시기였다.
매킨리 전 대통령 뒤를 이어 26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1901~1909년 재임)은 파나마를 콜롬비아로부터 독립시킨 뒤 운하를 건설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매킨리 전 대통령이 관세 부과로 재정을 확보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파나마 운하를 건설할 수 있었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이다.
그런 의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사와 같은 특별한 순간에 “우리는 위대한 대통령 윌리엄 매킨리의 이름을 매킨리산에 복원할 것”이라고 발언한 것은 그의 관세 정책과 보호무역에 대한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디날리산은 알래스카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1917년 당시 연방정부가 미국의 25대 대통령 윌리엄 매킨리의 이름을 따 매킨리산으로 불렀다. 2015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아메리카 원주민과 연방정부 관계 개선을 위해 명칭을 디날리산으로 변경했다. 디날리는 알래스카 지역 토착민이 부르는 이름으로, ‘높은 곳’이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