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의 넥스트 거버넌스] 〈24〉이제 국가가 응답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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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초빙석학교수·前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유기견 보호소에서 은퇴한 국가봉사견들을 자주 만난다. 한 때 폭발물을 찾고, 실종자를 수색하며, 국가를 지키고 국민의 생명을 보호했던 존재들이다. 그러나 민법상 '물건'으로 규정된 이들은 임무가 끝나는 순간 존재가 지워지며, 국가의 관리와 지원 밖에 놓이게 된다. 그 결과 우리는 유기견 보호소에서, 원인 모를 죽음의 기록에서, 때로는 해외의 어느 가정에서 그들의 은퇴 이후를 마주하게 된다. 사람에 대해서는 다를까. 2024년 문경 화재로 꽃다운 나이의 두 소방관이 순직했다. 이 비극은 오랫동안 미뤄졌던 순직 소방공무원과 유가족에 대한 예우 체계를 훈령으로나마 명문화했고, 국가 차원의 지원과 예우 기준을 제도화하는 계기가 됐다. 그동안 우리는 감사의 말은 반복했지만, 그 헌신에는 충분한 제도로 답하지 못했다. 세계 10위권 경제 규모의 대한민국에서 순직자를 위한 예우 체계가 비극 이후에야 속도를 냈다는 사실은 국가의 책임을 다시 묻게 한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존재는 추모의 대상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위험을 감수해 공동체를 지킨 생명이라면 국가는 그 마지막까지 예우해야 한다. 장례식장의 의전이나 감사의 말만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남겨진 가족의 삶, 부상자의 치료와 생계, 은퇴 이후의 존엄까지 국가의 시간이 이어져야 한다. 최근 국가를 위해 헌신해 온 사람들이 현장을 떠나고 있다. 군과 경찰, 소방은 물론 공직사회 전반에서 숙련된 인력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처우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동체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희생하는 일이 여전히 존중받는 선택이라는 확신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공동체를 위한 헌신이 손해 보는 선택으로 인식되는 순간, 국가는 가장 대체하기 어려운 자산인 '공익을 위해 삶을 바치는 사람'부터 잃기 시작한다. 미국이 가진 국가적 힘 가운데 하나는 국가와 공동체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영웅으로 기억하고, 그 가족까지 예우하는 문화다. 순직 경찰관의 장례 행렬이 지나는 고속도로 육교마다 시민들이 나와 가슴에 손을 얹는 장면은 그 문화의 일상적 표현이다. 헌신은 개인의 희생만으로 이어질 수 없다. 국가가 그 헌신을 기억하고 예우할 때, 다음 세대도 공동체를 위한 선택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리는 어떠한가. 대한민국은 경제 규모만으로 위대한 나라가 될 수 없다. 국가를 위해 가장 먼저 자신을 내놓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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