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 위반” 주장하며 무력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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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 시간) 레바논 남부 타이르펠세이(Tayr Felsay) 마을에서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휴전으로 고향 마을로 돌아가는 실향민들이 공습으로 파괴된 다리를 건너고 있다. 2026.04.20 타이르펠세이=AP/뉴시스

19일(현지 시간) 레바논 남부 타이르펠세이(Tayr Felsay) 마을에서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휴전으로 고향 마을로 돌아가는 실향민들이 공습으로 파괴된 다리를 건너고 있다. 2026.04.20 타이르펠세이=AP/뉴시스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의 ‘10일 휴전’이 발효된 지 닷새 만인 21일 이스라엘군 점령지를 겨냥해 공습을 감행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 점령지를 확대하며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는 것. 이에 이스라엘도 헤르볼라의 휴전 합의 위반을 주장하며 즉각 보복 공격에 나섰다.

이에 따라 미국 중재로 이스라엘-레바논 정부가 23일 워싱턴에서 여는 평화 협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난항을 겪고 있는 미국과 이란 간 2차 종전 협상에도 역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은 미-이란 종전 협상이 결국 결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전쟁 재개 준비에 들어갔다고 이스라엘 매체가 전했다.

● 23일 이스라엘-레바논 평화 협상에 암운

이날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가 레바논 남부를 점령 중인 자국 군부대를 겨냥해 로켓, 무인기 등으로 공습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로켓 발사 지점을 타격하고 드론이 국경을 넘기 전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헤즈볼라가 휴전 합의를 명백히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헤즈볼라는 성명을 통해 공격 사실을 확인하고 “휴전 협정 발효 후 이스라엘이 200차례 넘게 합의를 위반했다”며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의 휴전 위반에 대한 응징이며 정당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헤즈볼라 정치위원회 소속 고위층인 와피크 사파는 21일 미 P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헤즈볼라만 지키는 일방적 휴전은 있을 수 없다”며 “헤즈볼라는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방식으로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17일 레바논과의 휴전이 발효된 후에도 군대를 철수시키지 않고, 레바논 남부의 점령지에 ‘옐로라인(Yellow Line)’을 설정했다. 그러고선 옐로라인에 헤즈볼라 대원 등이 접근할 경우 즉각 공격하겠다고 경고해 왔다. 20일에는 이스라엘군에 즉각적인 위협을 가하는 방식으로 접근한 헤즈볼라 대원들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는 23일 워싱턴에서 미국 정부 중재로 두번째 평화 협상을 갖는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무력 충돌 중인 헤즈볼라가 참여하지 않는 협상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헤즈볼라는 레바논 의회에서 상당한 의석을 갖고 있고 학교, 병원, 언론사 등을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점령지에서 철수하지 않는 것도 휴전과 평화 협상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스라엘의 점령 조치를 사실상의 침략을 통한 영토 확장으로 보는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1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나와프 살람 레바논 총리와 회담 후 이스라엘을 향해 “영토 야욕을 포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지난해 11월 미국과 함께 이스라엘-헤즈볼라의 휴전을 중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레바논 공습이 지속될 경우 유럽연합(EU)과 이스라엘의 협력 협정 중단이 “정당한 문제제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영토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고, 레바논 정부는 자체적으로 헤즈볼라를 무장해제 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 “이스라엘, 미국과 전쟁 재개 준비”

한편 이스라엘이 미-이란 간 2차 종전 협상의 타결 가능성을 낮게 보고 전쟁 재개 준비에 들어갔다고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이 21일 보도했다. 이스라엘 고위 안보 당국자는 칸에 “이란은 여러 목소리를 내며 시간을 끌고 있다”며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미 조율을 마쳤으며 즉각적으로 전쟁을 재개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칸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미국은 휴전이 시작된 직후부터 전투기와 공중급유기를 동원해 중동 전역에서 훈련을 실시하는 등 전쟁 재개를 준비해왔다. 특히 최근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관이 이스라엘을 방문해 이란 전역의 국가 기간시설 및 에너지 기반 시설 타격을 포함한 공동작전 계획과 타격 목표 리스트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칸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과 농축 우라늄 포기에 합의하도록 더욱 강한 압박을 가하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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