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를 따라서 “이렇게!”[내가 만난 명문장/이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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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작가·‘우리는 우리가 놀랍지 않다’ 저자 “‘이렇게’란 대체 ‘어떻게’란 말인가? 일단 ‘이렇게’ 던져보기로 한다.”―김입문 ‘여자야구입문기’ 72년 만에 미국여자프로야구리그(WPBL)가 다시 열렸다. 한국 선수들 소식도 속속 들려왔다. 개막전 로스앤젤레스 퀸스와의 경기에 뉴욕 하이츠 선발 투수로 등판한 김라경은 부활한 WPBL의 첫 공을 뿌렸다. 샌프란시스코 파이어벨스의 내야수 박주아와 보스턴 헌터스의 외야수 김현아는 첫 ‘코리안 더비’를 벌였다. 영상을 보는데 가슴 한구석에 뭔가 뜨끈한 게 올라왔다. 그들의 피칭과 스윙이 야구라는 오랜 ‘금녀의 벽’을 실시간 깨부수는 듯 보였다. 김입문 작가의 에세이 ‘여자야구입문기’는 야구가 좋아 ‘보는 야구’에서 ‘하는 야구’로 뻗어간 한 여성 청년의 이야기다. 처음 찾아간 동네 여자야구팀에서, 팀의 주장은 “이렇게 던지시면 돼요”라며 시범을 보인다. 그러나 왕초보에게 ‘이렇게’란 자연히 ‘어떻게’라는 물음표로 남는다. 자기 나름대로 던져보지만, ‘나’의 이렇게는 거의 패대기로 귀결된다. 그러나 패대기는 결코 무용하지 않다. 수없이 많은 패대기 끝에, 공은 시원스레 앞으로 뻗어 나간다. 이렇듯 ‘어떻게’라는 망설임과 의문 끝에 내디딘 한 발짝, ‘이렇게’는 곧 누군가의 오늘을 만든다. 김 작가는 그렇게 팀의 투수가 됐다. ‘야구로 어떻게 밥벌이를 할 수 있을까’를 걱정하던 김라경과 김현아, 박주아는 프로가 됐다. 그리고 이들은 이제 또 다른 여성들의 ‘이렇게’다. 여담으로, 나도 딱 한 번 야구를 하러 간 적이 있다. 김 작가의 책을 읽고서였다. 김 작가보다 더한 패대기 끝, 나는 시기상조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WPBL 선수들의 활약상을 보니, 또 한 번 눈치 없이 엄두가 난다. ‘이렇게’를 따라서 ‘이렇게!’. 많은 여자들이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 이슬기 작가·‘우리는 우리가 놀랍지 않다’ 저자©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좋아요 0개 슬퍼요 0개 화나요 0개 지금 뜨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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