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히디 총사령관이 우위 점한 듯…종전협상 먹구름
미국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 산하 중요위협프로젝트(CTP)와 전쟁연구소(ISW)는 21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무기한 연장 선언 이후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소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통일된 제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힌 것에 주목해 이전까지의 제안들이 통일되지 않았음을 암시한다고 지적했다. 또 협상의 어려움 중 하나가 ‘이란 협상팀의 분열’이라고 평가했다.
연구소는 특히 최근 2차 협상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란이 보여준 대외적인 행보에 주목했다. 20일과 21일 협상 참여 여부와 이란 측의 제안에 대한 엇갈린 보도가 이란 내 온건파인 칼리바프 의장 측과 강경파인 이란 혁병수비대 간의 권력 투쟁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연구소 측은 “바히디가 칼리바프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월스트리트저널(WSJ)의 21일 보도에서 이란이 협상 시작 전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봉쇄를 해제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을 예로 들었다.
이에 대해 연구소는 미국이 협상 시작 전 이란의 봉쇄 해제 요구를 받아들였다고 할 지라도, 협상 결과에 따라 언제든지 다시 봉쇄에 나설 수 있다는 점에서 “바히디와 그의 측근들이 실질적으로 경제적 지원을 확보하려 하기보다는 (미국이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을 내세워) 협상을 무산시키려 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소는 또 “바히디가 모즈타바에게 직접 접근해 주요 결정을 전달하는 유일한 고위 관리라는 보고와 일치하며, 이로 인해 그는 상당한 권력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다만 모즈타바의 지도력에 의구심을 표시하며 이란의 정치인들이 모즈타바의 부재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CNN은 이날 모즈타바가 새로운 최고 지도자로 임명된 지 6주가 넘었지만 이란 국민들은 아직 그의 모습을 보거나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란 정권은 심지어 인공지능(AI)으로 제작된 영상을 이용해 모즈타바가 메시지를 전달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그가 직무 수행 불능 상태이거나 해외에 체류 중이라는 추측을 부추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프로젝트 책임자인 알리 바에즈는 “모즈타바는 실질적인 결정을 내리거나 협상을 세세하게 관리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닌 것 같다”면서도 “이란의 현 체제가 그를 협상에 대한 전반적인 결정의 최종 승인을 얻는 데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시스템은 모즈타바의 개입을 의도적으로 부각시키는데, 이는 내부 비판으로부터 그를 보호하는 방패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바에즈는 “모즈타바가 현재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의 의견을 인용하는 것은 이란 협상단이 비판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는 좋은 명분이 된다”며 “설령 모즈타바가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의 견해를 인용하는 것은 좋은 구실이 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행방불명된 사람은 반박할 방법이 없다”며 “현재로서는 그림자 속에서 활동하는 데 익숙한 이란의 새로운 최고지도자는 이 나라의 노련한 정치인들에게 유용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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