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텍대, 특화훈련 규모 확대
전기-용접 등 평균 취업률 60%
내년 ICT 융합 시설 늘리고
온라인 병행 훈련도 시범 운영
한국GM에서 31년간 일하고 퇴직한 홍성표 씨(58)는 기술직으로 재취업하기 위해 올해 초 한국폴리텍대 서울정수캠퍼스 신중년특화과정(지능형에너지설비과)에 입학했다. 홍 씨는 과정을 수료한 뒤 건물관리전문업체에 기계설비기사로 취업했다. 그는 현재 취업한 업체가 위탁을 받은 롯데타워의 건물 관리 업무를 맡으며 새 경력을 쌓아가고 있다.평생 은행원으로 일하다가 은퇴한 서상득 씨(57)도 재취업을 위해 같은 과정에 등록했다. 그는 냉장·냉동장비 제조업체에 재취업해 공조냉동 기술자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9일 폴리텍대는 전국 캠퍼스 35곳의 신중년 특화훈련과정 규모를 올해 2500명에서 2026년 1만5000명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폴리텍대 관계자는 “올해부터 950만 명이 넘는 2차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생)가 순차적으로 은퇴하기 때문에 중장년층 재취업과 직업 전환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고 사업 확대 배경을 설명했다.
신중년 특화훈련과정은 전기, 용접, 설비 등 중장년 재취업에 유리한 분야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국민내일배움카드 발급 요건을 갖춘 40세 이상이면 누구나 무료로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다. 국민내일배움카드는 정부가 직업능력 개발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훈련비를 지원하기 위해 만든 카드로 공무원, 사립학교 교원, 고소득자 등을 제외하면 직업훈련을 받고 싶은 국민 누구나 발급받을 수 있다. 신중년 특화훈련과정의 평균 취업률은 60% 안팎이다. 현재 내년 상반기(1∼6월) 훈련생을 모집하고 있다.폴리텍대는 디지털 전환 흐름을 반영한 직업훈련을 제공하기 위해 내년부터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관련 시설을 점진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온라인과 현장 훈련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직업훈련’을 내년에 시범운영한다. 이론 교육은 집에서 온라인으로 받고, 실습은 가까운 폴리텍대 캠퍼스에서 받는 방식이다. 폴리텍대 측은 “하이브리드 모델이 확산되면 직업훈련에 필요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줄어 더 많은 중장년층이 직업훈련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달 3일 폴리텍대 서울정수캠퍼스를 방문해 중장년 훈련과정을 참관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핵심 노동 인력으로 부상한 고령층이 희망하는 일자리로 원활하게 이동하고, 나이에 상관없이 더 오래 일할 수 있도록 폴리텍대 중심으로 맞춤형 직업훈련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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