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으로 잘 알려진 윤태호 작가
유한양행 창업자 일생 웹툰으로

여기서 ‘이분’은 독립운동가이자 유한양행 창업자인 유일한 박사(1895∼1971). 그를 흠모하게 된 이는 만화 ‘미생’ ‘이끼’로 잘 알려진 윤태호 작가(57)다.
윤 작가는 올해 유한양행 창립 100주년을 맞아 유 박사의 삶을 웹툰 ‘NEW 일한’(8화)으로 풀어냈다. 그는 15일 서울 동작구 유한양행 본사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작업 과정을 소개했다.
윤 작가는 “유 박사님은 우리 세대에겐 안티푸라민 등으로 너무나 익숙한 분”이라며 “하지만 (유한양행과) 첫 미팅 뒤 ‘이게 지옥이구나’란 생각이 들었다”고 입을 뗐다.“박사님이 자서전처럼 직접 쓴 기록이나, 자신의 내면과 생각을 드러낸 자료가 없더라고요. 인터뷰조차 없었어요. 일단 있는 것들을 최대한 많이 보잔 생각에 몇 달 동안 자료만 읽었습니다.”
윤 작가는 조사를 하면 할수록 유 박사의 삶 자체가 ‘드라마’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50세에 조국 해방을 위한 특수작전에 자원했고, 76세에는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했다. 윤 작가는 “어떻게 그 시대에 이런 사람이 가능했을까 싶었다. 삶 전체가 그냥 드라마 소재라 봐도 된다”며 “제대로 된 전기로 그려보고 싶어, 80부짜리로 제안해 달라고 했을 정도”라고 했다.
특히 1919년 3·1운동 직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서재필 등 재미 한인 리더들이 ‘한인 자유 대회’를 열 당시 유 박사가 결의문 작성 역할을 맡았던 점도 언급했다. 유 박사는 미 독립선언서의 핵심 구절을 계승해 ‘우리는 정부가 바로 피치자로부터 나오는 권력에서 유래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라는 문장을 담았다. 윤 작가는 이 장면을 웹툰에서 클라이맥스로 그리기도 했다. 그는 “영화 ‘변호인’의 명대사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가 여기서 유래한 것”이라며 “어마어마하게 모던한 분”이라고 했다.“요즘 불확실성에 대해 많이 얘기하지만, 유 박사님이 겪은 걸 뛰어넘는 불확실성이 있었을까요. 우리가 목격하고 배워야 할 건 그런 환경에서 어떻게 자기 내면을 블록 쌓듯 탄탄하게 쌓아왔는지, 어떻게 흔들리지 않았는지입니다. 전 운 좋게도 이번 기회를 통해 박사님을 배웠는데, 더 많은 이들이 알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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