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나우’를 선택한 한화 이글스발 트레이드 폭풍이 몰아치나?
한화가 물밑 KBO리그 이적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최근 한화는 야구계 내부에 쏟아진 각종 트레이드 루머의 중심에 섰다. 루머가 나온 구단 내부에선 ‘구체적 논의는 없었다’며 조심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하지만 여전히 복수의 구단은 한화를 비롯한 일부 구단을 트레이드 시장 중심으로 지목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 말부터 복수의 구단들에서 각종 트레이드 루머가 점화됐다. 그리고 NC 다이노스에서 13년간 몸 담은 외야수 김성욱이 SSG 랜더스에 2026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 지명권과 현금 5000만원의 조건으로 트레이드 되면서 하나의 딜이 성사됐다.
동시에 한화가 ‘지역 구단의 국가대표 출신의 외야수를 트레이드로 영입하고 불펜 투수를 내줄 것’이란 소문 역시 더 크게 불거졌다.
하지만 한화와 해당 구단 모두 ‘트레이드 추진설’에는 난색을 표하는 모습이다. 내부 사정을 아는 관계자는 “양 측 간에 구체적 논의가 오고 간 수준까진 확인 된 바 없다”면서도 “한화가 복수의 구단에 적극적으로 트레이드 문의를 하는 가운데 여러 소문이 야구계에 알려진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화는 비시즌부터 시작해 최근까지 KBO리그 트레이드 이적 논의를 이끌고 있는 구단이다. 성사 횟수는 적지만 트레이드 규모나 수준의 관심도는 가장 높았다. 최근에도 한화가 복수 구단에 꾸준히 트레이드 관련 문의를 넣었다는 게 야구계의 후문이다.
하지만 정작 한화 측은 트레이드 주도 구단으로 분류되는 것은 조심스러워하는 모양새다. 만약 트레이드 문의를 했더라도 구단 프런트의 전력 강화 일환으로 통상적인 진행이 있었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물론 트레이드 논의를 두고 구단마다 시각 차이는 있다. 일부 구단 프런트 일각에선 몇 차례 트레이드 카드가 다시 맞춰지고 지명권과 현금을 포함한 여러 논의들을 주고 받았거나, 특정 구단의 의지가 매우 구체적이고 확실해서 수차례 논의가 진행된 경우에만 ‘트레이드 논의를 진행했다’고 인정하는 사례도 많다. 단순 문의를 한 과정 자체를 양 측이 적극적으로 ‘트레이드 관련 대화를 나눴다’고 인정하긴 어렵다는 뜻이다.
동시에 트레이드 자체가 결국 성사가 된 이후 공개가 됐을때만 외부에 과정도 알릴 수 있을 때가 많다. 그래서 트레이드 문의를 한 구단이나 받은 구단 모두 이야기가 외부로 알려지는 것 자체가 조심스러워 한다.
외국인 선수 활용이나 1-2군 선수의 연쇄적인 거취에 대한 설왕설래가 생기고 선수단 내에서 특정 선수의 이름이 오르내려 분위기가 깨지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한화 뿐만 아니라 KBO리그 대부분 구단은 트레이드 논의 자체를 공식적으로 거의 인정하지 않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화발 트레이드 소문이 끊이질 않고 있는 이유는 분명 있다. 한화의 전력 보강 의지가 꽤 오랜 기간 외부에 충분하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동시에 한화가 트레이드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게 될 것이란 게 복수 구단의 공통적인 의견이기도 하다. 한화는 만약 트레이드를 한다면 주전으로 활용 가능한 수준의 확실한 야수 자원을 확보하는 것에 우선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가 올 시즌 최고의 외국인 선발 듀오로 꼽히는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의 1~2선발에 류현진-문동주-엄상백으로 이어지는 토종 선발까지 최강의 선발 로테이션 마운드를 보유하고 있기에 팀의 보강 포인트도 그만큼 확실하다. 올 시즌 일부 주축 선수가 부진한 야수진을 확실하게 보강한다면 단순히 포스트시즌 진출을 넘어 충분히 대권을 노려볼만한 입장. 그만큼 트레이드 효능감을 최적으로 얻을 수 있는 적기인 동시에 지금 때를 놓쳐선 안될 프런트의 시간 역시 점차 무르익고 있다.
사실 수년간 한화는 지역 A구단, 수도권 일부 구단과 함께 주요 트레이드 논의 대상자로 꼽혀 왔다. 한화가 내부적으로 많은 유망주를 보유하고 있고, 외부에서의 전력 보강에도 적극적인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화는 동시에 특급 유망주나 즉시전력감 선수의 유출에 대해서는 유독 신중한 모습이었다. 올해 신구장 시대가 열리는 만큼 지난해까진 트레이드 등에선 무리하지 않고 유망주를 점차 성장시켜 미래를 내다보겠다는 입장이 뚜렷했다.
하지만 올해 한화는 정규시즌 2위에 올라 있는 등 상위권 싸움을 이어가고 있고, 전력 보강의 유인이 너무나 뚜렷하게 있는만큼 프런트의 적극성 또한 ‘이전과는 다르게 느껴진다’는 것이 몇몇 구단 프런트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화의 내외부적인 분위기도 트레이드를 부추기고 있다. 신구장 시대를 연 첫해인 동시에 폭발적인 성원이 모이고 있으면서 상위권에 올라 있는 올시즌을 ‘윈나우’의 적기로 여기는 이들이 계속 더 늘고 있기 때문이다. 내부적으론 올 시즌 가을야구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을 목표로 잡았는데, 현재 흐름이라면 트로피를 드는 것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긍정적인 상황으로 흘러가는 이유도 크다.
이런 한화에게 지금 트레이드 이적 시장에서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유망주들을 비롯한 젊은 선수들의 유출을 최대한 막으면서 타 구단에서 몸값, 세대 교체, FA 임박 등의 이유로 잔여 계약이나 잔류를 부담스러워하는 즉시전력감 선수를 데려오는 것이다.
복수의 구단들이 한화가 트레이드 이적 시장을 더 주도해서 이끌 것이라고 내다보는 이유도 그때문이다. 한화는 올해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구단의 지출이 더 늘더라도 ‘계속된 지원’이나 관심도가 상당히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재정적인 부담이 가장 적을 구단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최대 전반기까지 물밑에서 더욱 뜨겁게 펼쳐질 트레이드 전쟁에선 더 많은 것을 얻어가려는 9개 구단과 최대한 합리적인 전력 보강을 하면서도 확실한 선수를 데려오려는 한화 양 측 간에 치열한 수싸움이 펼쳐질 전망이다.
또한 한화 외에도 현재 전력 보강에 적극적인 입장인 복수 구단이 분명하게 있는 만큼 이들의 상호작용도 향후 트레이드시장에 연쇄효과를 불러올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 순위 싸움 등 여러 이해관계도 얽혀 있는만큼 자신들도 이득을 보더라도 한화에 선수를 내줄 수 없는 입장인 구단도 있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과연 수면 아래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한화발 트레이드가 KBO리그를 뜨겁게 집어 삼킬 초대형 태풍으로 상승할 수 있을까.
[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