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관세 협상 등 한·미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20일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했다. 다음달 1일 미국이 예고한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추가 협상을 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연이어 방미길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미국 당국자와 다양한 경로로 여러 협상을 하기 위한 출국”이라며 “위 실장은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라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마다 수시로 미국에 방문할 것”이라고 했다. 위 실장은 지난 6~9일 관세 협상을 비롯한 한·미 양국 간 현안을 논의하려고 2박4일 일정으로 미국을 다녀온 지 11일 만에 재출국했다.
그는 방미 기간 마코 루비오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겸 국무장관과 면담할 것으로 보인다. 위 실장은 이달 초 방문 때도 루비오 장관과 만나 관세 협상과 한·미 정상회담 일정 등을 논의했다. 그는 지난 9일 귀국 직후 브리핑에서 “우리가 그동안 제기한 사안들은 통상이나 투자 구매, 안보 등 전반에 걸쳐 망라돼 있기에 이런 패키지를 종합적으로 감안해 협의를 진전시키자고 했고, 이에 루비오 장관이 공감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위 실장의 방미를 계기로 관세 협상, 방위비 분담금 인상, 농축산물 시장 개방 확대, 온라인 플랫폼 규제 완화 등 여러 분야 논의를 한꺼번에 하는 ‘패키지딜’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미 정상회담 일정도 함께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구 부총리와 김 장관도 이번주 미국을 찾아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및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등과 ‘2+2 고위급 협의’를 벌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만일 2+2 포맷이 복원되면 영국과 베트남처럼 상호관세율, 미국산 제품 수입 규모를 미국과 타결한 뒤 세부 사항은 추가로 협의하는 방식이 시도될 가능성도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사임 이후 중단된 한·미 환율정책 협의체가 재가동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형규/김대훈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