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회를 통과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후폭풍이 일고 있다. 거대 양당이 인구 감소 현실을 외면한 채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광역의원 ‘소선거구제’를 고집해 헌법재판소가 정한 인구 편차 기준(3 대 1)을 위반하는 기형적 선거구가 속출하고 있다. 표의 등가성을 훼손하는 누더기 선거구 획정으로 광역의원이 늘어나 이들을 유지하는 데 4년간 수백억원의 혈세가 투입될 전망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지역구 광역의원 정수는 현행 779명에서 804명으로 25명 늘었다. 비례대표 광역의원 비율 역시 지역구 정수의 10%에서 14%로 상향돼 비례대표도 29명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기초의원 역시 현행 2978명에서 3003명으로 25명 증원됐다.
선거구 획정 및 비례대표 비율 상향으로 세금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광역의원은 평균 연 7500만원 수준의 세비를 받는다. 수당과 의정활동비는 따로 지원받는다. 이를 더하면 증원되는 광역의원을 위해 매년 최소 54억원, 4년 임기 동안 216억원 이상의 막대한 세금이 추가로 쓰인다. 의회 청사 유지비와 출장 여비 등 간접 비용까지 더하면 지방 재정에 가해지는 실제 부담은 이를 훌쩍 웃돈다.
더 큰 문제는 헌재의 결정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기형적 선거구’가 전국 곳곳에 방치됐다는 점이다. 헌재는 2018년 선거구 간 인구 편차가 최대 3배를 넘어서는 안 된다고 결정했다. 특정 시·도의 선거구 평균 인구가 1만 명이라면 가장 적은 곳(5000명)과 가장 많은 곳(1만5000명)의 격차가 3배 이내여야 한다는 뜻이다.
헌재는 지난해에도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전북 장수군 선거구 획정이 이 기준을 어겨 평등권을 침해했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그럼에도 이번 개정에서 이 원칙이 철저히 무시됐다. 거대 양당이 ‘인구 5만 명 미만 시·군·구는 1명, 5만 명 이상은 2명’의 광역의원을 무조건 보장하는 특례 조항을 끼워 넣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북 울릉군은 인구가 약 8700명에 불과한데도 1개 선거구를 유지한다. 같은 경북 내에서 포항은 인구 48만 명에 9명(5만3000명당 1인)을 선출해 울릉군 유권자와의 표의 등가성 차이가 무려 6배 이상 벌어졌다. 헌재의 가이드라인이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같은 촌극은 경북뿐 아니라 충남(서천·금산), 경기(연천), 인천(옹진) 등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선거구 획정 헌법불합치 결정을 끌어낸 김준우 변호사는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헌재 결정에 부합하려면 광역의원 선거를 중대선거구로 전환하거나 지역구(소선거구)를 대폭 늘려야 한다”며 “거대 양당이 기득권 유지를 위해 중대선거구제 대신 지역구를 늘렸기 때문에 이번에도 헌법소원과 지방선거 집행정지 가처분을 내겠다”고 말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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