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서 생포된 북한군 "누구와 싸우는지도 몰라"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가 자신이 누구와 싸우는지도 모르는 상태로 러시아에 왔다고 진술했다. 20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북한군 포로의 신문 영상을 추가로 공개했다. 영상 속 북한군 병사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에서 생포해 지난 12일 공개했던 2명 중 1명이다.

5분30초 분량 추가 공개 영상에서 이 북한군은 침상에 누워 통역을 거쳐 우크라이나 보안국 조사관의 질문에 대답했다.

조사관은 러시아제 무기와 군사 장비 사용 방법을 교육받았는지 등을 물었다. 북한군 병사는 "몇 명씩 뽑아서 러시아 무기와 장비 사용법을 가르친다"고 답했지만 자신은 이와 관련한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자신의 소속을 "정찰국 2대대 1중대"라고 밝힌 이 병사는 북한에서 선박을 타고 러시아에 도착한 뒤 열차에 탑승해 육로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여기 나와서까지도 러시아로 가는 줄도, 우리의 적이 우크라이나 사람이라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북한군의 병력 손실에 대해 아는 게 있는지 묻자 그는 "같이 온 동료 중에서도 많았지만, 전체적으로 얼마나 많은지는 모른다"고 답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엑스 계정은 해당 영상과 함께 한국어로 된 글도 게재했다. 한국어 게시물은 "이러한 군인들을 러시아 영토로 이동·훈련시키고 그러한 정보를 완전히 단절시킨다는 사실은 포로들의 말을 통해 확인됐다"며 "북한이 이 전쟁에 가담한 것에 대한 모든 사실이 확인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한편 러시아와 북한은 올해 들어 한층 더 밀착하는 모습이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오는 5월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북한군을 초대한 것은 물론, 전승절 영화제에서 북한 영화도 소개할 예정이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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