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군 찾아 亞 날아간 최윤범…증권사에 대출 타진도

12 hours ago 1

日종합상사·투자사 만나
崔 "이기는방법 찾아내"서한
복수 증권사에 주담대 문의
MBK "고려아연 재무 악화"

사진설명

고려아연을 둘러싼 장씨 일가와 최씨 일가 간 지분 확보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사진)은 우군을 확보하기 위해 최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반면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 회장이 취임한 후 회사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다며 작심 비판했다.

이날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일본 도쿄 등 아시아 출장길에 올랐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과 오랜 거래 관계가 있는 일본 종합상사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지역본부를 둔 글로벌 기업 등을 두루 방문한 것으로 파악된다.

출장에서 돌아온 최 회장은 이날 임직원을 대상으로 서한을 보내 MBK의 공개매수를 저지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영풍과의 경영권 분쟁을 두고 최 회장이 직접 공개 메시지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회장은 "추석 연휴가 시작된 금요일 밤부터 대한민국은 멈춰버렸지만 우리의 공장과 고려아연 경영진 전원은 쉬지 않고 일했다"며 "오히려 온전히 집중해 그들의 허점과 실수를 파악하고 대항해 이기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었다"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가시화된 가운데 영풍·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에 대항하기 위해 최 회장 측이 복수의 주요 증권사와 주식담보대출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 회장 측은 추가 주식담보대출과 백기사 확보 등을 통해 대대적인 자금 모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 오너 일가는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주요 증권사들에 주식담보대출이 가능한지를 문의했다.

이날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 회장이 취임한 뒤 비정상적 기업 의사 결정 구조(거버넌스)로 무분별한 투자를 단행해 회사의 수익성과 재무 건전성이 우려할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비판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2019년 고려아연의 금융권 차입 부채는 410억원으로 사실상 없었는데, 올해 6월 말엔 1조4000억원에 이른다"며 "같은 기간 순현금 2조5000억원과 유상증자·자사주 처분으로 조달한 1조3000억원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정된 투자 규모 등을 고려하면 올해 말에는 창사 이후 처음으로 순부채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고려아연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된 이유로는 무분별한 투자를 지목했다. 최 회장 주도로 본업과 무관하거나 과도하게 높은 가치로 투자가 지속됐는데, 이 과정에서 제동을 걸어야 할 이사회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부회장은 완전자본잠식 기업인 이그니오에 매출 200배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한 것과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혐의로 대표가 기소된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에 투자한 것 등을 예로 들었다. SM 주가조작에 활용된 혐의를 받고 있는 원아시아의 하바나 1호 펀드에 고려아연이 99%를 출자했다고 비판했다.

김 부회장은 "원아시아에 5600억원을 투자하면서 이사회 승인을 단 한 번도 받지 않았다"며 "최 회장 개인 전결로 처리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해당 기자회견을 두고 고려아연은 "악의적이고 확인되지 않은 일방적 주장에 대해 명예훼손 등 강력한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날 고려아연은 반박 자료를 통해 올해 12월 말에도 순현금 상태를 유지할 전망이며 부채 비율은 36%, 차입금 의존도는 10%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19일 고려아연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16% 오른 70만7000원까지 치솟았다.

[조윤희 기자 / 오대석 기자 /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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