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 인정한 빌 게이츠 "러시아 여성과 두 차례…엡스타인과는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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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2.25 23:56 수정2026.02.25 23:56

빌 게이츠. /사진=로이터

빌 게이츠. /사진=로이터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외도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엡스타인과 친분을 맺고 혼외 관계로 성병까지 걸렸다는 의혹에 휘말린 게이츠는 "외도 상대는 엡스타인의 성 착취 피해자가 아니며, 이와 관련한 엡스타인의 범죄 사실에 대해서도 본인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의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게이츠는 이날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 직원들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엡스타인 관련 의혹을 해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게이츠는 이 자리에서 "과거 두 차례 외도가 있었다. 상대는 브리지 경기에서 만난 러시아인 브리지(카드게임의 일종) 선수, 그리고 사업 활동 중 만난 러시아인 핵물리학자"라고 고백했다.

이어 "과거 측근이자 과학 자문이었던 보리스 니콜리치가 엡스타인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이 때문에 엡스타인 역시 자신의 불륜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WSJ은 엡스타인이 2013년 게이츠의 불륜 상대인 브리지 선수 밀라 안토노바와 접촉해 학비를 지원한 뒤, 2017년 게이츠에게 해당 비용 상환을 요구하는 등 게이츠의 불륜 사실을 빌미로 협박을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인 핵물리학자는 게이츠의 회사 직원 출신으로 알려졌지만, 이 여성이 회사 재직 중에 게이츠와 만났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WSJ는 전했다.

이날 게이츠는 외도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상대가 엡스타인의 성 착취 행위 피해자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WSJ이 확인한 타운홀 미팅 현장 녹음에 따르면 게이츠는 "나는 부적절한(illicit) 일을 하지 않았고, 부적절한 것을 보지도 못했다"면서 "피해자들이나 그(엡스타인) 주변에 있는 여성들과는 어떤 시간도 보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이른바 '엡스타인 문건'에 등장하는 게이츠와 얼굴이 가려진 여성들의 사진에 대해서는 "엡스타인이 회의 직후 자신의 수행 비서들과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해서 찍은 사진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게이츠는 "칭찬받아 마땅하게도, 멀린다는 엡스타인과 관련된 건에 대해 항상 어느 정도 회의적이었다"면서 전 부인 멀린다가 2013년 엡스타인에 대해 우려를 표했던 사실도 공개했다.

게이츠는 멀린다가 우려를 표명한 이후인 2014년에도 엡스타인과 함께 전용기를 타고 독일·프랑스·뉴욕 등에 동행했다면서도 단 한 번도 엡스타인과 함께 묵거나, 엡스타인의 섬을 방문한 적은 없다고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당시 만남에 '명망 있는' 다른 인사들이 함께했기 때문에 상황을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기가 쉬웠다"면서 "나와 엡스타인의 교류가 그 성범죄자의 평판을 세탁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엡스타인과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2014년이라면서 "엡스타인과 시간을 보낸 것은 큰 실수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실수 때문에 이 일에 끌려들어 간 모두에게 사과한다. 이건 우리 재단과 재단의 목표와는 완전 정반대에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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