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로 외국인이 38억6000만 달러(약 5조6367억 원) 규모의 국내 주식 및 채권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팬데믹 초기인 2020년 3월(73억7000만 달러 순유출) 이후 최대 규모다.
15일 한국은행은 ‘2024년 12월 이후 국제금융 및 외환시장 동향’을 발표하며 지난달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 25억8000만 달러, 채권 12억8000만 달러를 순매도했다고 밝혔다.
외국인들은 지난해 8월 이후 매달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한국은행은 12월에도 국내 반도체 기업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글로벌 금리 인하 지연 등의 이슈로 주식 자금이 빠져나갔다고 설명했다.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이 12월에는 ‘팔자’로 돌아섰다. 연말을 앞두고 외국인 투자가 둔화된 상황에서 국고채 만기상환이 집중됐다. 또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 원-달러 환율 상승 등으로 차익거래유인이 낮은 상태가 이어진 것도 채권 순유출 전환에 영향을 줬다. 투자자들은 같은 만기와 신용도를 가진 채권 사이 가격 차이를 이용한 차익거래를 하곤 하는데 한국 채권의 매력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국가 부도 위험을 보여주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CDS프리미엄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며 전월대비 2bp(100bp=1% 포인트) 올라 36bp로 나타났다. 다만 2022년 10~11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긴축기(59bp)나 2023년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43bp) 등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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