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의 UFO 관련 파일 공개가 미국 보수 기독교권에서 신학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구 밖 지적 생명체 가능성이 성서의 인간 중심 세계관과 악마론 해석을 동시에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2월 테네시주 내슈빌의 한 에어비앤비 숙소에는 목회자와 팟캐스터 등 1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휴대전화를 비행기 모드로 바꾸라는 요청을 받은 뒤 두 명의 정체가 공개되지 않은 남성으로부터 최소 2시간 동안 외계 생명체의 증거와 향후 공개가 기독교인들에게 줄 영적 혼란에 관한 발표를 들었다. 그 자리에 있던 다수의 목회자와 일부 기독교인에게 외계 존재를 설명하는 방식은 하나로 모였다. 이들은 그런 존재가 다른 행성이나 차원에서 온 중립적 방문자가 아니라 '악마적 존재'라고 본다.
이런 의견은 최근 미국 국방부가 흐릿한외계인 관련 영상을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아직 그 의미는 분명하지 않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 정부 파일 공개는 대중적 추측이 넓게 퍼진 사안에 대해 투명성을 보이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충성 지지층 가운데 하나인 일부 보수 기독교인에게 지구 밖 지적 생명체의 가능성은 불편한 신학적 함의를 갖는다는 평가다. 일부는 "그것이 지구와 인간을 하나님의 우주 계획 중심에 두는 성서적 설명을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여론조사에서도 종교적 차이가 드러난다. 퓨리서치센터의 2021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 기독교인은 일반 대중보다 다른 행성에 지적 생명체가 있다고 보는 비율이 크게 낮다. 무신론자와 불가지론자의 85%는 지구 밖 지적 생명체가 존재한다고 추정한다고 답했지만, 백인 복음주의자 가운데 같은 답변은 40%에 그쳤다. 라이스대 종교학 교수 제프리 크리팔은 "UFO 주제가 어떤 종교적 세계관에도 큰 도전"이라고 말했다.
크리팔 교수는 지구 기반 종교의 기원 이야기를 미지의 존재와의 조우에 대한 묘사로 읽을 수 있다고 본다. 그는 "하늘에서 온 신들을 종교라고 불러왔다"며, 서구 전통에는 중간 영역의 존재를 설명할 언어가 많지 않기 때문에 종교인들이 자기 세계관에 맞지 않는 존재를 보면 악마라고 부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외계 존재를 악마적 존재로 이해하려는 이론은 일부 보수 기독교권에서 새로 나온 주장은 아니지만, 최근에 정치권과 정부 고위층 발언 속에도 들어왔다. 가톨릭 신자인 JD 밴스 부통령은 올봄 한 보수 팟캐스트에서 "자신은 그것이 외계인이 아니라 악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톨릭교회는 외계 생명체 가능성에 대한 공식 교리를 갖고 있지는 않다
앞으로의 관건은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공개가 보수 기독교권 안에서 어떤 신학적 반응을 불러올 지 여부다. 기독교계는 "사람들은 하나님과 기독교와 초자연이 실재하는지, 아니면 외계인이라는 설명이 실재하는지 선택하도록 압박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UFO 파일 공개는 정부 투명성 조치로 시작됐지만, 일부 미국 기독교권에서는 인간의 위치와 초자연 세계, 악마론을 둘러싼 논쟁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NYT는 전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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