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中 외교부장 “러시아의 전쟁 패배 원치 않아”

6 hours ago 2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1일(현지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예방하고 있다. 2025.04.02 모스크바=AP 뉴시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1일(현지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예방하고 있다. 2025.04.02 모스크바=AP 뉴시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2일(현지 시간) EU와의 회담에서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패배하는 것을 감당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왕 부장은 이날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카야 칼라스와의 회담에서 “러시아가 패배할 경우 미국이 전적으로 중국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SCMP는 전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발이 묶여 있는 것이 장기적으로 중국에 유리하다는 시각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다.

중국 외교부는 지금까지 ‘중국은 전쟁의 당사자가 아니다’라고 밝혀왔다. 따라서 이번 왕 부장의 솔직한 발언은 회담에 참여한 EU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다만 왕 부장은 중국이 러시아를 재정적으로나 군사적으로 지원했는지에 대해서는 “만약 (중국이) 그랬다면 전쟁은 이미 오래전에 끝났을 것”이라고 부인했다.

왕 부장은 4시간 넘게 이어진 회의에서 칼라스 대표에게 역사 수업과 같은 훈계성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칼라스 대표는 에스토이나 전 총리로 19777년 생으로 1953년 생인 왕 부장과는 24살 차이다. 왕 부장의 이번 발언은 EU가 중국의 러시아 지원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는 가운데 중국의 입장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왕 부장은 독일 베를린에서 3일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과 만났다. 바데풀 외무장관은 회담 이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희토류 제한 조치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서 “신뢰할 수 있는 무역 파트너로서 중국의 이미지를 손상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왕 부장은 “이중용도 품목을 규제하는 건 주권 행사 차원이자 국제적 의무”라며 “희토류는 과거에도 중·EU 간 문제가 된 적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유럽 기업의 경우 수통제 규정을 준수하면서 절차를 이행하면 정상적인 수입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