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리조트서 일산화탄소 추정, 집단 가스중독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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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증 등 호소, 14명 병원 치료
당국 “객실 가스농도 기준치의 8배”
여행객 가스중독 사고 잇달아

5일 전남 완도의 한 리조트에서 투숙객 14명이 일산화탄소로 추정되는 가스에 중독돼 병원 치료를 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다.

전남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56분경 완도군 완도읍의 한 리조트에서 숙박객들이 두통과 어지럼증 등 가스 중독 증세를 보여 119에 신고가 접수됐다. 중독 증상을 보인 투숙객은 총 14명으로, 이 중 어린이 5명을 포함한 대부분이 가족 단위 관광객이었다. 119구급대는 이들을 광주, 전남 순천, 완도 지역 병원 8곳으로 분산 이송했다. 이 가운데 50대 여성 등 4명은 입원 치료를 받았고,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나머지 10명은 간단한 치료를 받은 후 퇴원했다.

사고가 발생한 리조트는 지하 2층∼지상 7층 규모로, 객실 수는 총 106개다. 당시 21개 객실에 69명이 투숙 중이었으며, 중독 환자 14명은 4층 4개 객실에서 11명, 3층 1개 객실에서 2명, 6층 1개 객실에서 1명이 발생했다. 나머지 투숙객들은 모두 건물 밖으로 대피했고 추가 환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 해당 건물은 출입이 통제된 상태다.

소방당국은 사고 발생 1시간 반 후인 이날 오전 8시 반경 리조트 4층에서 측정한 일산화탄소 농도가 400ppm이었다고 밝혔다. 실내공기 기준 허용 농도 50ppm의 8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경찰과 소방, 가스안전공사는 이날 오후 합동감식을 통해 누출 지점과 원인 규명에 나섰다. 4층에 위치한 보일러실에서 가스가 누출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해당 리조트는 최근 개보수 공사를 거쳐 재개장한 곳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보일러실에 설치된 일산화탄소 경보기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안전규정 위반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경위가 파악되는 대로 리조트 관계자들을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는 반복되고 있다. 올 1월에도 전남 보성의 한 해수욕장 주차장에서 60대 부부가 승합차 안에서 온수 보일러를 틀고 캠핑하다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쓰러져 병원에 이송됐다. 같은 달 충남 서산의 한 캠핑장 텐트 안에서 부자지간인 50대와 10대가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완도=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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