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기차 수요 정체 속 中 영향력 확대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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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수 현대차그룹 HMG경영연구원 모빌리티산업연구실장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양진수 현대차그룹 HMG경영연구원 모빌리티산업연구실장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업체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양진수 현대차그룹 HMG경영연구원 모빌리티산업연구실장(사진)은 15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신년 세미나 발표에서 이 같이 말했다.

양 실장은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합친 전동차 시장 규모가 올해 2073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0.8% 성장한 수준이지만 지난해 성장폭(29.3%)보다는 다소 둔화한 수치다.

구체적으로 전기차는 전년 대비 18.9% 증가한 1256만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23.8% 증가한 817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양 실장은 "중국 내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시장의 급속한 확대로 중국이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전동차 시장은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가동을 비롯해 도요타, 혼다 등 아시아 업체 중심으로 북미 내 전기차 생산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봤다. 현지 생산된 신차 투입에 따라 전기차가 성장해 전년 대비 18.3% 증가한 194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테슬라,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업체들이 수익성 악화로 전동화 속도를 조절하는 등의 움직임은 성장폭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봤다. 양 실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환경규제 완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개정 등이 이뤄질 경우 예상보다 전동차 시장 성장세가 더욱 둔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 자동차 시장의 글로벌 최대 이슈는 중국 업체의 영향력 확대라고 짚었다. 그는 중국 브랜드들의 내수시장 점유율이 60%에 육박하는 등 높은 장악력 기반으로 수출 물량을 확대하고 있고, 미국·유럽의 고관세 부과에 대한 대응책으로 현지 생산도 강화하며 해외 시장 진출을 급격히 늘리고 있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중국의 자동차 수출 물량은 2023년 491만대로 일본(442만대)과 독일(311만대)을 넘어섰고 지난해도 11월까지 누적 수출 535만대로 일본·독일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양 실장은 "중국 업체들은 친환경차 중심 성장을 통해 이미 전동화 대중화에 진입해 높은 경쟁력을 갖췄다"면서 "특히 주요 업체들이 자율주행기술, 스마트콕핏, 무선 업데이트(OTA) 등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기능을 강화하며 차량 스마트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간 제휴 확대가 활발할 것이라고도 했다. 주요 업체들 수익성 악화로 전기차 등 미래 투자에 대한 부담이 심화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략적 협업이나 합병 등의 움직임이 계속되면서다.

최근 일본 완성차 2·3위 업체 혼다와 닛산이 전동화 투자를 위해 합병한 사례가 대표적. 유럽 완성차 업체인 스텔란티스는 중국 립모터와의 합작사를 폴란드에 설립해 소형 전기차를 양산하기로 했다. 폭스바겐 또한 중국 사오평과 협력해 전기차를 생산하고 자율주행, 배터리 분야 전방위 협력을 발표한 바 있다.

양 실장은 "올해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공급 정상화, 대기 수요 해소에 따른 업체별 재고 증가 추세에 따른 저성장 기조가 확대될 것"이라며 "특히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가 이어져 업체 간 판촉 경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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