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간은 '금단의 열매', 첫 연주 이후 7초 만에 사랑에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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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가니스트 이베타 압칼나 첫 내한
2007년 베를린 필 연주로 세계 무대 데뷔
2일 롯데콘서트홀서 고전·현대음악 선보여
"선입견 없이 열린 마음과 귀로 즐기길"

  • 등록 2025-04-01 오전 10:26:42

    수정 2025-04-01 오전 10:40:45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오르간을 처음 연주한 순간, 단 7초 만에 오르간과 사랑에 빠졌다.”

오르가니스트 이베타 압칼나. (사진=롯데문화재단)

라트비아 출신의 세계적인 오르가니스트 이베타 압칼나(49)에게 오르간은 금단의 악기였다. 라트비아는 1991년 소련으로부터 독립하기 전까지 종교 활동을 허용하지 않고 있었다. 오르간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였던 교회를 가는 것도 금지됐다.

압칼나는 어린 시절 어머니의 레코드(LP)를 통해 오르간을 접했다. “제단 위에 올려진 신성한 악기”와 만나고 싶었다. 그 꿈은 라트비아가 소련으로부터 독립하면서 이뤄졌다. 압칼나는 첫 내한공연을 앞두고 최근 이데일리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독립 이후) 오르간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며 “오르간을 처음 연주한 순간 ‘이게 바로 나의 악기다’라고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압칼나는 2007년 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이끌던 베를린 필하모닉과 연주하며 세계 무대에 데뷔했다.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 로스앤젤레스(LA) 필하모닉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연주했다. 2017년부터 독일을 대표하는 함부르크 엘프필하모니홀의 상주 연주자로 활동 중이다.

오르가니스트 이베타 압칼나. (사진=롯데문화재단)

압칼나는 오는 4월 2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앞두고 있다. 당초 2021년 내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로 연기돼 올해 마침내 한국 관객과 만나게 됐다.

압칼나가 꼽은 오르간의 매력은 “다양한 색을 담은 팔레트” 같은 악기라는 것이다. 압칼나는 “모든 콘서트 오르간은 독특한 소리를 가지고 있다”며 “오르간의 모든 음색을 찾아내고 각각의 색깔을 어떻게 섞을지 찾아내기 위해 프로그램 준비 과정에만 8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또한 “오르간의 소리가 정확히 어떨지는 직접 연주해보기 전까지는 예측할 수 없다”며 “관객도 특정한 감상 포인트를 예상하기보다는 마음으로 음악을 듣고 순간의 소리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의 프로그램은 고전부터 현대음악까지 다양하게 구성했다. 쇼스타코비치 오페라 ‘므첸스크의 맥베스 부인’ 중 파사칼리아를 시작으로 바흐의 ‘음악의 헌정’ 중 6성부 리체르카레와 파사칼리아, 샤콘느, 그리고 구아이둘리나의 ‘빛과 어둠’, 야나체크의 ‘글라고리트 미사’ 후주곡, 바스크스의 ‘순백의 전경’ 등을 선사한다.

압칼나는 “다소 이색적인 조합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내게는 전혀 특별하지 않은 프로그램”이라며 “20세기 작품과 낭만주의 시대 작품, 현대음악 모두에서 바흐를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전혀 낯선 프로그램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관객이 선입견이나 특정한 지식을 가지고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열린 마음과 귀를 가지고 온다면 누구나 자신만의 하이라이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르가니스트 이베타 압칼나. (사진=롯데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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