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이헌재]환영받는 동반자가 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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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스포츠부장 남자 골프 4대 메이저대회는 올해도 화제만발이었다. 4월 마스터스의 주인공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였다. 작년 생애 처음 이 대회에서 우승한 뒤 그린 위에 엎드려 눈물을 쏟았던 매킬로이는 1년 만에 다시 그린재킷을 입은 뒤엔 여유롭게 웃었다. 5월 PGA챔피언십에서는 인도 출신 아버지와 케냐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잉글랜드 골퍼 에런 라이가 ‘인간 승리’ 드라마를 썼다. 어릴 적 추운 날씨 때문에 양손에 장갑을 끼고 연습을 했던 그는 ‘양손 장갑’을 끼고 메이저 챔피언이 됐다. 6월 US오픈에서는 윈덤 클라크(미국)가 ‘반성의 우승’을 차지했다. 작년 이 대회에서 컷 탈락한 후 라커룸 문짝을 부숴 큰 비난을 받았던 그는 정상에 오른 뒤 “작년에 잘못된 행동을 했다. 여전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22초 챔피언 퍼트의 미학 하지만 올해 남자 골프 최고의 명장면은 7월에 열린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디 오픈 18번에서 나온 라이언 폭스(뉴질랜드)의 버디 퍼트가 아닐까 싶다. 3.4m 버디 퍼트를 남겨 둔 폭스는 캐머런 영(미국)과 동타를 이루고 있었다. 성공하면 우승, 실패하면 연장이었다. 이 한 타에 챔피언 트로피와 함께 우승 상금 320만 달러(약 45억5000만 원)가 걸려 있었다. 동반자 샘 번스(미국)가 먼저 홀아웃했다. 중계 카메라는 홀에서 공을 집어 든 번스가 갤러리들에게 인사하는 모습을 비추고 있었다. 그런데 이미 그때 폭스는 퍼팅 준비를 마친 뒤였다. 폭스는 주저 없이 스트로크를 했고, 공은 거짓말처럼 홀 아래로 떨어졌다. 번스가 공을 꺼내는 순간부터 폭스가 버디 퍼트를 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정확히 22초23이었다. 우승 여부를 결정짓는 퍼트라면 대개 신중하기 마련이다. 주말 골퍼들도 ‘큰판’ 내기 때는 평소보다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한다. 그린의 경사를 앞에서 한 번, 뒤에서 한 번 살피고, 거리를 재고, 연습 스트로크를 두세 번 한다. 그래도 못 미더워 다시 경사를 읽는 루틴을 하다 보면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간다. 하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폭스의 플레이는 ‘간결’ 그 자체였다. 이 샷만 그랬던 게 아니다. 드라이버를 칠 때건, 아이언샷을 할 때건 폭스의 샷은 대개 10초를 넘지 않았다. 클럽을 잡고, 방향을 정하고, 연습 스윙도 하지 않고, 그대로 쳤다. PGA투어는 폭스에 대해 “아마 세상에서 가장 빠른 골퍼일 것”이라고 했다.세상 최악의 동반자는 ‘느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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