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 대통령의 대장동 개발 의혹 관련 재판은 결론이 나지 않았다. 1심이 진행되다 대통령 당선과 함께 중단됐다. 여당은 대장동 수사가 조작됐다며 공소 취소에 특검까지 거론한다. 이에 대해 실체를 밝히기도 전에 조작이라 단정하는 것은 재판에 영향을 주려는 압박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터다.
X에 “대장동은 조작” 규정
재판의 당사자인 이 대통령까지 대장동 사건을 조작이라 규정하면 검사와 재판부가 느끼는 부담감은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엔 X에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에 대해 ‘증거·사건 조작은 강도·납치 살인보다 더 나쁜 짓’이라는 글을 올렸고, 2월엔 위례신도시 의혹 수사를 겨냥해 ‘법리상 되지도 않는 사건’이라고 했다. 둘 다 이 대통령 관련 재판이 중단된 상태다.올해 1월부터 이 대통령의 X 글이 부쩍 늘었다. 세어 보았더니 21일까지 260개가 넘었다. 1월만 해도 부동산 문제나 설탕 부담금 도입처럼 민감한 정책 현안을 먼저 던지고 의견을 물었다. 정부 부처가 충분한 검토 없이 따라가기 급급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공직 사회의 긴장을 높여 정책 집행과 위기 대응이 빨라지는 효과도 있었다.
그런데 2월부터 이 대통령 본인 사건과 관련된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야당이나 언론에 대한 날 선 저격도 늘었다. 이 대통령의 이스라엘 비판은 보편적 인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발언이었지만 잘못된 정보에서 시작된 것도 사실이다. 그에 대한 야당의 비판을 곧장 매국노라고 맞받으면서 오히려 인권 강조보다 정치적 공방이 부각됐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대통령의 가장 큰 책임은 국민 통합이라고 강조했다. 여야 대표의 손을 붙잡아 악수를 시키며 중재자 역할을 자임했다. 그런 이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서는 수시로 야당과 거친 언어로 싸운다면 진영 간 극한 대결의 한복판에 뛰어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취임 초 이 대통령에 대한 세간의 인식을 뒤집은 것이 실용 외교다. 이 대통령은 한일 관계에 대해 야당 지도자일 때와 여야를 포함해 온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일 때는 판단과 행동이 다르다고 했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60%를 넘는 국정 지지율은 이 대통령이 보인 이런 절제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그런데 갈수록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는 상대를 이기고야 말겠다는 승부욕이 자꾸 고개를 내민다.SNS에선 보이지 않는 절제
소셜미디어에선 잠시의 흥분이 여과 없이 표출될 때가 많다. 이 대통령의 경우는 최측근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이 이를 걸러내는 역할을 했다. 이 대통령의 성남시장 시절부터 소셜미디어 계정을 직접 관리했던 그는 새벽에 올라온 글도 거의 실시간으로 다 체크했고, 잘못된 글은 바로 지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계정 비밀번호를 바꾸고 알려주지 않은 적도 있다.
친명계 좌장이었던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6년 전 언론 인터뷰에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통령에게 자주 하는 조언을 소개했다. 밤늦게 혼자 페이스북에 글 쓰지 말라는 것이었다. “차분하게 하라. 흥분하지 말라”, “정치인이 과하게 반응하면 포용력이 적어 보인다”고도 했다. 두 사람은 이 대통령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이들이다. 그들이 이렇게 한 데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윤완준 논설위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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