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돔 깨지자 ‘열대 수증기’ 몰려와…이번주 후반까지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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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린 1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쓴 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5.7.14/뉴스1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린 1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쓴 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5.7.14/뉴스1
남쪽에서 올라온 저기압 영향으로 14일 시간당 최대 70mm가 넘는 많은 비가 쏟아졌다. 피해가 심했던 영남권을 중심으로 침수가 발생하고 도로 수십 곳이 통제됐다. 전국으로 확산한 비는 이번 주 후반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반도를 푹푹 찌게 한 이른바 ‘이중 열돔’이 깨지며 불볕더위는 한풀 꺾였다.

● ‘이중 열돔’ 틈으로 저기압이 비 몰고 와

기상청에 따르면 14일 오후 4시 기준 경북 울릉 하루 강수량은 206.5mm였다. 울산과 경북 울진은 82mm, 부산에서는 69mm의 비가 내렸다. 경남 거제는 이날 밤 12시경 시간당 71.5mm의 폭우가 쏟아졌다. 부산에도 한때 시간당 56mm의 많은 비가 한꺼번에 내렸다. 이날 오후 충남과 전북 일부에도 많은 비가 오리라 예상돼 호우특보가 내려졌다.

이날 새벽 경북과 경남 지역에는 주민 대피와 도로 통제가 잇따랐다. 경북도는 이날 오전 3시 많은 비가 내린 경주 영주 상주 영양 울진 등 피해 우려 지역 85가구 주민 100명을 경로당 등으로 사전 대피시켰다. 지하차도·하상도로·둔치주차장 등 70곳의 출입이 통제됐고, 경주 포항 청송 등에서는 도로 하수구가 막히는 등의 이유로 안전 조치 30건이 진행됐다. 울릉에서도 비가 많이 내렸으나 도로에 일부 토사가 유입된 것을 제외하고는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부산에서는 도시철도 건설 현장이 침수되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사상구 사상하단선 공사장 인근에서는 내부에 누수로 물이 차오르며 긴급 안전조치가 실시됐다. 부산소방본부는 이날 “비상근무 체계에 돌입해 총 89건의 피해 현장을 처리했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경남 하동군과 산청군에서 36가구 73명이 마을회관이나 친인척 집으로 일시 대피했다. 산책로와 교량 등 70여 곳도 출입이 통제됐다.

● 동해안 중심 최대 강수량 150mm

14일 경북 포항시 북구 영일대해수욕장 백사장에 쳐 둔 텐트 등이 간밤에 내린 폭우에 쓰러져 있다. 2025.7.14/뉴스1

14일 경북 포항시 북구 영일대해수욕장 백사장에 쳐 둔 텐트 등이 간밤에 내린 폭우에 쓰러져 있다. 2025.7.14/뉴스1
14일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와해된 틈으로 한반도 남쪽에서 저기압이 북상했다. 애초 최대 풍속 초속 17m 미만의 열대저압부가 발생했지만 태풍으로 발달하지 않고 한반도에 접근하며 온대저기압으로 바뀌었다. 성질이 다른 두 기단의 접촉면에서 발달하는 온대저기압은 태풍보다는 피해가 적지만 강풍과 호우를 동반한다. 이날 전선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형성되며 많은 비가 내렸다.

온대저기압은 한반도 동해 방향으로 북동진하며 15일까지 동해안 중심으로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보인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동해상으로 끌려 올라간 온대저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열대 수증기가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수증기가 동해안에 부딪히면서 많은 비를 뿌릴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 영동 중·북부에 최대 100mm의 많은 비가 내리고 수도원과 충청 및 경북에 10~60mm, 경남 10~40mm가 예보됐다. 강원 영동 남부 및 강원 영서 5~40mm, 제주도에는 5~20mm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비는 16일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중부지방은 아직 장마가 종료되지 않아 이번에 내리는 비도 장맛비에 포함된다. 이날 오전 중부지방과 호남, 경상 서부 내륙, 제주도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오후 전국으로 확대된다. 전북의 강수량이 20~60mm로 가장 많겠고 전남과 충청 10~40mm, 강원 5~30mm, 영남 5~20mm 등이 예상된다. 15일 아침 최저기온은 19~23도, 낮 최고기온은 26~31도로 평년 수준으로 전망된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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