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하는 폐기물 수거 차량에 치여 숨진 초등생의 유족이 관리사무소와 수거 업체의 부실한 안전 관리를 지적하며 책임자 처벌과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유족은 지난 13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아파트 관리업체에서 사고 위치의 인도와 차도를 구분하는 연석을 제거하고, 폐기물 수거 차량은 아무 때나 모든 사람이 안전하게 다녀야 할 인도 위로 올라와 안전조치 없이 3인1조 규칙을 무시한 채 운전자 혼자 줄곧 작업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고가 난 시각은 하교 시간이라 아이들이 집에 돌아가는 시간대였는데 대형 폐기물 차량이 인도로 진입하는 것을 막는 조치도, 안전관리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아이가 인도를 걷고 있는데 차가 후진해 아이는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하지만 “현재 아파트단지는 도로교통법상 도로가 아니라서 인도로 진입했어도 처벌이 미흡하다고 한다. 아파트에서 수거를 맡긴 업체는 민간업체라 폐기물관리법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폐기물 관리법에 3인1조로 작업하게 돼 있는데 이 기준을 민간업체에는 적용할 수 없다고 하면 대부분 이렇게 진행되고 있는 아파트 주민들은 사고가 나도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말이 된다”며 “더 이상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관계자들의 엄중한 처벌과 제도 개선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통행 불편을 해소하고 소방차 진입을 위해 석재 기둥을 제거했다며 이번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볼라드를 다시 설치했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이 사고는 지난달 30일 오후 1시 20분경 광주 북구 신용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벌어졌다. 초등학교 1학년 A 양(7)이 아파트 단지 분리수거장 앞을 지나다가 후진하는 5t짜리 재활용품 수거 차량에 치여 숨졌다.
이 청원은 요건을 충족해 공개됐으며, 15일 오후 5시 기준 3725명(7%)이 동의했다. 오는 12월 13일까지 동의자 5만 명을 넘기면 국회 상임위에 정식 건의된다. 유족은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법 개정이 이루어질 수 있게 청원 동의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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